[기자수첩] 국력UP ③ 尹정부 신성장 4.0전략, 우리나라 경제성장 이끌까

정부, 한국은행보다 낮은 경제성장전망치 내놔 세계은행, 우리나라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 3사, 우리나라 신용등급 현행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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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OECD나 한국은행의 전망치보다 훨씬 낮은 1.6%로 제시했다. 이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역대 6번째로 낮은 수치로, 정부가 직접 경기 둔화를 공식화한 셈이다. 정부가 국내외 연구기관보다 더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것인데, 이에는 세계경제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 속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란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신성장 4.0 전략’을 통해 이러한 경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성장 4.0 전략’이란 부동산 관련 세부담 완화, 수출 및 투자 촉진과 규제 완화, 노동·연금 개혁 등을 말하는데, 경제 위기에 몰려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저성장은 국가 전체 경제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후 총체적인 국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경제력은 한 국가가 그 국민의 생존 유지, 삶의 향유, 의도하는 바의 실현 등을 위한 물질적 기반으로 거의 모든 종합국력 구성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군사력과 함께 대표적인 ‘하드 파워’의 범주로 분류된다. 흔히 경제력 향상을 위해서는 인적・물적 자본의 축적과 기술의 도입・개발이 필요하고 이를 보다 원활하게 하는 정책과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분석된다.

헤리티지재단, 한국의 경제자유도를 네덜란드, 영국과 비슷하다고 평가 

경제력 차원에서 정책적・제도적 환경에 대한 국제 비교의 시도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헤리티지재단 경제자유지수, 프레이저연구소 세계경제자유지수, 세계은행의 기업환경영향평가보고서, 국가신용등급 등이 있다. 헤리티지재단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 같은 경우 경제적 자유를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분배, 소비에 대한 모든 자유와 권리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고 1995년부터 항목별로 지수를 수량화하여 측정한 경제자유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2022년 2월 헤리티지재단이 177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자유지수를 조사하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84.4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북한이 3점으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21년 24위에서 5단계 상승한 19위를 기록하며 미국과 일본의 경제자유지수를 역전했다. 74.6점을 기록한 한국은 네덜란드(79.5), 영국(72.7), 미국(72.1) 등과 함께 ‘대체로 자유 단계’에 속한다. 한국보다 위인 ‘자유 단계’에는 스위스,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이 속한다. 헤리티지재단은 우리나라의 경제자유도가 개선된 배경에 대해 재산권 행사와 사법의 효율성과 관련된 자유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고 재정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투자 자유도와 금융시장의 자유도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프레이저연구소 또한 1986년부터 세계경제자유지수를 발표해 온 기관이다. 프레이저연구소의 평가 항목은 크게 정부규모, 재산권 보호, 통화건전성, 무역자유, 시장규제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그렇게 연구소가 2020년 데이터로 산출한 2022년 경제자유지수 발표 결과에 따르면, 165개 조사대상국 중 홍콩이 1위, 싱가포르가 2위, 스위스가 3위로 드러났으며 한국은 43위를 차지했다. 165개국 가운데 146개국이 2019년에 비해 하락한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정부 예산 지출, 통화 정책 등의 영향인 것으로 연구소 측은 분석했다.

세계은행(World Bank) 또한 2003년부터 각국이 기업 경영에 적합한 법률 혹은 제도를 가지고 있는지 평가한 뒤 기업환경평가보고서(Doing Business Report)56)를 통해 그 결과를 발표한다. 2020년 기업환경평가 종합순위 중 상위 5개국은 뉴질랜드, 싱가포르, 홍콩, 덴마크, 한국 순이었다.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세계은행의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세부지표 점수를 OECD 34개국 평균과 비교해보면 ‘전기공급(2위)’과 ‘계약의 강제이행(2위)’에서 탁월한 반면 ‘재산권 등록(40위)’, ‘세금 납부(21위)’, ‘대출(67위)’ 등의 분야에서 점수가 다소 낮았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가 재산권 등록 측면에서 취약함을 드러낸 것이다.

Big3 신용평가사, 대한민국 신용평가 그대로 유지

특정 국가의 정부채무 불이행 가능성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로 한 국가의 경제·정치적 위험도를 반영하는 국가신용등급(Sovereign credit rating)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정부가 발행하거나 보증하는 채권에 대한 금리를 결정하는 기본요소가 되며 무엇보다 외국투자자들의 해당 국가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의 지침으로 작용한다. 전 세계 약 150여 개의 신용평가기관이 존재하나 무디스, 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세계 신용평가시장의 약 94%를 점유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에는 정량적 평가 이외에도 정치적인 요소를 고려한 정성적 평가요소가 들어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3대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는 2022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으며, 신용등급 전망도 기존과 같이 ‘안정적’으로 평가를 내렸다. 국가채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포용성장(inclusive growth)・고령화 대응을 위해 팬데믹 긴급 지원조치 종료 이후에도 확장재정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S&P는 2021년 11월 연례협의 결과를 반영해 2022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하였다고 발표했다. 경제적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들보다 강하고 빠르게 성장할 것을 예상하며 1인당 GDP가 2025년에 4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피치(Fitch)사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각각 유지했다. 피치사는 우리나라의 재정여력이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나 고령화에 따른 향후 재정지출 확대 압력은 여전히 도전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력 수준을 올리기 위한 제언으로, 전반적인 경제 자유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제자유도 순위가 OECD 38개국 중 22위로 중하위권이라 지적하며 규제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감세 등으로 민간 경제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의 기업 재무 관련 분야(재산권 등록, 대출, 소액투자자 보호) 및 일상적 업무처리 분야(세금 납부, 통관행정)의 순위가 낮다면서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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