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관리하는 ‘로봇 큐레이션 기술’, 국회에도 진출

국회사무처, 지능형 AI 로봇인 ‘로봇큐아이’에 박물관 해설 맡길 것 인간과 로봇의 공존 고민하며 디지털 국회로 적극 나아가겠다 국내외에서 각광 받는 ‘디지털 큐레이션,’ 공무원 사회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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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이 AI 로봇에 공무원증을 걸어주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무처>

앞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국회박물관 동행 안내해설을 맡게 된다. 

국회사무처는 13일 인공지능 AI 로봇을 공개하고 박물관에 배치해 해설뿐만 아니라 관람객의 질의응답에도 답변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AI 로봇은 자율주행 기반 지능형 큐레이팅봇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이 추진하는 ‘지능형 멀티 문화정보 큐레이팅 로봇 구축사업’으로 도입되었다.

국회는 AI 로봇을 1호 로봇공무원으로 가상 임용하고 공무원증도 발행했다.

국내 최초 로봇공무원 ‘국회큐아이’ 박물관 해설 및 서비스 제공 정식 게시

지능형 큐레이팅봇은 전시실 해설과 시설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10월 한국문화정보원과 업무협약식을 체결하고 6주 동안 시범 운행을 통해 안정적인 서비스 구축에 성공한 AI 로봇 서비스를 13일 완료보고회를 통해 정식 게시했다.

이에 AI 로봇은 로봇공무원으로서 국회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국회와 민주주의, 국회 100년 역사, 국회의 기능과 역할 등을 4개 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및 수어로 안내할 예정이다. 

국회는 AI 로봇의 이름을 ‘국회큐아이’로 지정하고, 완료보고회에서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과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이 직접 공무원증을 수여하는 등 ‘로봇공무원 임용식’을 시행했다. 

이 총장은 “로봇해설사 도입으로 국회박물관을 찾는 국민들께서 국회를 더 잘 이해하고, 양질의 디지털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게 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으며 홍 원장은 “정식 국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게 된 문화해설 로봇큐아이가 국회박물관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정보 과잉 시대, 데이터를 선택하고 제공하는 ‘큐레이션’ 기술

한편, 큐레이션(Curation)은 ‘돌보다’, ‘보살피다’라는 뜻의 라틴어인 ’큐레어(Curare)’를 어원으로 갖고 있다. 보통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할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는 행위를 나타냈지만, 현재는 미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콘텐츠(데이터)를 취합·선별·조합·분류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재창출하는 행위’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본격적인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며 기업 활동 전반에 있어 ‘데이터 큐레이션’의 역량이 대두되고 있다. 사용자와 데이터가 상호 작용해 분석 결과를 생성하고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을 식별해 비즈니스와 연계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즉 효율적인 데이터 검색과 활용, 정확성 판단, 신속한 전달이 그 핵심이다.

빅데이터로 인한 정보 과잉의 시대로 접어들어 소비자들의 선별된 양질의 정보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가 뉴스, 콘텐츠뿐만 아니라 마케팅 분야에서도 각광받는 이유이다.

큐레이션 서비스가 두각을 드러내는 또 다른 분야는 ‘구독 서비스’인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OTT 플랫폼을 들 수 있다. OTT 플랫폼은 구독자들의 시청 내역, 평점 등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명 ‘취향 저격 콘텐츠’를 제공한다.

멜론, 플로와 같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도 그렇다. 사용자들의 음원 감상 기록을 바탕으로 내 취향과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은 물론, 날씨와 상황별로 어울리는 노래까지 추천해준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를 거치며 큐레이션 기술을 사용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의사 자문단이 만든 AI 자가진단 앱 등이 발달했으며 지자체 역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국내외를 넘어 다양하게 사용되는 지능형 로봇, 인간과의 공존 고민할 때

사실 지능형 큐레이팅봇은 이번에 국내 최초로 시연된 것은 아니라 이미 이용되고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본관 2층 문화마루의 ‘큐아이 로봇(이하 큐아이)’ 전시해설 및 안내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큐아이는 전시도 소개하며 도서관 시설, 공지사항, 추천도서, 전국 도서관 인기 대출도서 등의 정보를 안내하며 학습을 통한 관람객의 응용된 질문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도입한 큐레이팅봇. <사진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전문기업인 클로봇 역시 서비스 로봇 대표 분야인 지능형 안내 로봇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에만 ▲박물관 및 미술관 7건 ▲연구기관 2건 ▲교육기관 1건의 사업 수주를 통해 안내 로봇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약 1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삼성SDS에도 AI 기반 분석 플랫폼 브리티(Brity)가 있다. 이는 대화형 AI로 자연어로 대화하며 고객이 요청하는 업무를 지원하고 수행하는 지능형 비서 역할을 하는 로봇이다. 비즈니스 상황에서 많은 정보들을 빠르고 간편하게 선별할 수 있으며 대화의 맥락까지 인식할 수 있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정보의 과잉 속에서 ‘개인적 선택’을 도와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대세가 되었다는 증거이다.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챗봇에게결혼식에 신고갈 구두 좀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고객의 취향에 맞는 구두를 추천해줘 활용하는 고객들이 많다.

미국의 온라인 패션업체인 스티치 픽스(Stitch Fix) 2011년 의류 큐레이션 서비스를 런칭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울리는 의류제품을 소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티치 픽스는 고객의 키, 몸무게와 같은 기본적인 신체 정보는 물론 좋아하는 컬러 등의 추가 정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3,900명의 스타일리스트가 힘을 합쳐 고객이 좋아할 만한 의류 5벌을 선정하여 집으로 배송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로봇은 어느새 우리 삶에 밀접하게 들어오며 곳곳마다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필요한 곳에 적절히 활용하며 민간에서의 상업적인 용도뿐만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도 그 활용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는 로봇에 대한 불확실성의 선입견을 해소하고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꼰대 문화’의 대표로 인식되며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공무원 사회가 인공지능과 디지털 개발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적극적인 활용에 앞섬으로써 디지털 시대 국민의 삶을 더욱 스마트하고 편리하게 만들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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