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힘든 산림, 나라에 파세요” 산림청, 여의도 면적 14배 규모 사유림 산다

정부 563억원 들여 올해 4146㏊ 매입, 2028년 국유림 28.3% 목표 방치된 산림 나라에 팔아 연금처럼 수익 얻을 수 있어 인기 신청부터 매매까지, 가격 산정과 현장조사 등 절차 충실히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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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산림청이 여의도 면적 14배 규모의 사유림 매수를 추진한다. 사유림 매수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산림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표로 이뤄진다. 산림청은 20일 “사유림 4146㏊를 올해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산림청은 사유림 매수 사업에 563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매매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3566㏊(488억원)를, 연금처럼 매매대금을 10년간 분할지급하는 방식으로는 580㏊(75억원)를 각각 매수할 예정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사유림 매수 예산은 지난해에 비해 116억원이 커진 규모로, 일시불로 사유림을 매수하는 기준단가도 지난해 전국 평균 단가보다 20%가 인상됐다. 연금형 사유림 매수 방식도 지난해에 비해 매수기준 상한가 제한 제도를 완화했고, 매매대금의 40%까지 선지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특히 매수제한지로 분류되던 공유지분 임야도 4인 이내의 공유지분(30㏊ 이상 시 5인 이상 공유지분)까지 매수대상으로 포함했다. 매수대상 임야는 산림관계법 등에서 개발이 제한된 공익용 산림이거나 국유림 관리에 필요한 산림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그동안 사유림 매수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대폭 개선했다”고 밝혔다. 공익 기능에 중점을 두고 백두대간보호지역이나 수원함양보호구역, 국립수목원 완충구역, 제주 곶자왈과 같이 보전이 필요한 산림을 우선 매수하겠다고 산림청은 밝혔다.

사유림 매수 가격은 2인의 감정평가업자가 내린 감정평가액의 평균으로 결정한다. 이 가운데 1개 감정평가 기관은 산주가 추천할 수 있다. 매수신청은 연중 접수하고 있지만, 예산이 소진되면 빠르게 사업이 끝날 수 있다. 산림소유자는 산림청 공고나 ‘사유림을 삽니다’ 알림을 참고해 국유림관리소에 신청하면 된다. 산림청이 매수한 산림은 산림생태계 보전이나 휴양지, 자원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산림청에서는 1996년부터 사유림 매수 사업을 진행해 2018년 말 기준 19만1,446ha를 매수했다. 이 사업을 통해 21.7%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 대비 국유림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18년 말 25.9%를 기록했다. 산림청 송준호 국유림경영과장은 “2028년까지 추진하는 제2차 국유림확대계획에 따라 국유림 면적을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28.3%인 179만㏊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까다로운 매수 요건… 산주는 꼼꼼히 조건 살펴야

사진=산림청

사유림 매수 사업은 산주 입장에선 관리하기 어려운 산림을 팔 수 있고, 연금방식 매매를 통하면 연금식으로 소득원 확보를 할 수 있어 영세한 산주들에게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매매 요건이 까다롭기에 매매를 하려는 산주는 꼼꼼히 조건을 살펴야 한다고 산림청은 전했다. 예를 들어 사유림 매수 사업에는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액으로 매수 가격을 결정하는 규정에 따라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가 협의해 재산 가격을 결정할 수 없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주가 공시지가와 상관없이 국가에서 매입하고자 하는 기준단가로 매도하려 해도 매수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산주는 통상적으로 산림청에서 매입하듯 공시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도 사유림을 매도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산림청이 매입하는 사유림은 매수 제한 사항이 없는 대신, 국유림 확대와 산림 경영이 가능한 임지를 우선 매수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정한 각 지역별 매수 기준단가보다 높은 가격의 임야는 예산 운영상 매수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입 절차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매도가 이뤄지는 기간도 각각 다르다. 먼저 산주가 매도를 신청하면, 순서에 따라 현장조사가 이뤄진다. 임시감정으로 기준단가를 충족하는지 확인한 뒤에 매수 여부를 결정하고, 산주에게 통보한 뒤에 행정절차를 이행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다른 사유림 매도 신청자의 신청접수 순서에 따라 현장조사를 하고, 매수 여부를 검토하기 때문에 소요 기간을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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