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돕는 ‘희망리턴패키지’ 작년 대비 지원금 26% 증가, 질적인 측면도 키워야
중기부,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에 1,464억원 지원한다 폐업의 양적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상공인정책은 지양해야 작년보다 지원 금액만 늘었을 뿐,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
29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경영난에 처한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과 폐업 소상공인 재기 등을 위한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에 올해 1,46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59억원 대비 26% 이상 증가한 것이다.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은 총 4개 프로그램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위기, 폐업, 재기 등 단계에 따라 구성돼 있다. 희망리턴패키지의 자세한 지원 내용 및 참여 요건 등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누리집 및 희망리턴패키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적인 지원 중요하지만, 질적인 지원도 병행해야
희망리턴패키지는 폐업 소상공인 재기 등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지원금을 늘린 만큼 폐업률도 늘어났을까? 서울연구원에서 발간한 ‘2022 코로나19 이후 서울시 자영업자 폐업의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생각보다 폐업 자체가 엄청나게 늘지는 않았다. 보고서 분석 결과, 폐업 수는 코로나19 직후 감소했으나 다시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 전년 동월 대비 2020년은 모두 감소세 경향이 두드려졌으며, 코로나19는 단기적으로 폐업 수를 증가시키기보다는 감소시켰다. 코로나19 이후 폐업 수가 다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입(창업)하는 수가 소폭 늘며 가동 중인 사업체 수는 순증가 했다는 결과다.
보고서에서는 양적 관리보다는 질적인 측면의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대로 폐업은 외부의 경제적 충격에 비탄력적이므로, 폐업의 양적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상공인 정책은 지양해야 하며 폐업은 절차의 고도화를 통해 생애주기 상의 이전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원활한 폐업을 지원해야 한다. 폐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사업주의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업종별 시장정보제공 및 경영 진단을 통해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한 판단을 돕는 체계가 필요하다. 셋째, 재기 경로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 현재 희망리턴패키지나 서울형 다시 서기 4.0 프로젝트에서 제공되고 있는 취업 및 재창업 관련 교육, 컨설팅, 재기 자금지원 등의 지원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고용보험 가입 촉진과 저소득 소상공인 소득 보전 등의 정책을 검토해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것이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작년과 다른 점은?
이번에 중기부가 발표한 희망리턴패키지 프로그램의 단계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경영개선지원’은 매출 감소 등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문가 현장 진단을 통해 경영 상황을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 교육 또는 사업화 지원을 연계해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원스톱 폐업지원’의 경우 폐업을 앞두고 있거나 폐업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점포철거 및 원상복구에 필요한 비용 지원과 함께 사업정리 과정에서 필요한 컨설팅과 법률 자문, 채무조정 상담 등을 연중 상시 무료로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점포철거비 지원 단가를 3.3㎡당 8만원에서 13만원으로 인상해 규모가 작은 영세 소상공인들의 폐업 비용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은 폐업 소상공인들이 임금근로자로 출발할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 면접 등의 1대 1 심화 교육을 하고 실제 채용수요가 있는 기업을 연계해 맞춤형 교육 및 실습 기회를 제공한다. 재취업 교육을 수료한 소상공인이 실제 취업에 성공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전직 장려 수당도 지원한다. ‘재창업 지원’은 e-커머스, 토탈뷰티 등 유망업종으로 다시 창업을 희망하는 폐업 소상공인에게 업종별 특성에 맞는 경영·실습 교육을 제공하고 실제 재창업에 필요한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작년보다 지원 금액만 늘었을 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작년 대비 한 단계 강화된 프로그램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원금만 늘릴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질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희망리턴패키지로 혜택을 본 사례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참여 후, 재기에 성공하는 등 혜택을 본 소상공인의 사례도 많다. ‘희망리턴패키지 우수사례집’에는 희망리턴패키지 덕을 본 소상공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업수혜자 부문 대상을 받은 정종민 씨의 경우, 과거 분식집을 운영했지만 사업 매출은 오르지 않았다. 이후 노래연습장을 인수해 운영하다 가게를 내놓기도 했지만 경기 불황으로 가게 매매도 잘되지 않았다. 결국 권리금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폐업하게 됐다. 돌파구를 모색하던 정 씨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에 대해 알게 됐고 곧바로 신청했다. 그는 희망리턴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의 현 트렌드 등 취업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 FMS 공개 채용에 합격해 입사하게 됐다. 신규 채용 합격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았지만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이렇듯 희망리턴패키지를 통해서는 사업정리 컨설팅뿐만 아니라 취업 관련 교육, 재창업 교육 등을 받을 수 있어 경기 불황으로 힘든 소상공인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있다. 희망리턴패키지 참가자들은 전문가에게 컨설팅받으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계속해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 지원금 늘리기보다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질적인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