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최하위’ 금천구 시흥동 810 일대,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확정
서울시 시흥동 810 일대, 자연과 도심 어우러진 주거지로 조성할 것 신속통합기획 확정, 각종 개발 제약 완화해 유연한 도시계획기준 적용 정작 시흥동 주민들의 선호도는 ‘뜨뜻미지근’, 향후 귀추 주목해야
서울시에서 금천구 시흥동 810 일대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이에 저층 노후 주거지로 꼽혀 왔던 시흥동이 쾌적한 명품 주거지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이번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개발 여건이 개선되는 만큼, 시흥동 810번지 일대 신속통합기획을 시작으로 모아 타운, 공공 재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앞둔 대상지 주변 지역에도 활력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동 810 일대, 현 상황
금천구는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노후한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한 대상지로 보차 구분 없는 협소한 도로와 열악한 기반 시설 문제로 주거 환경 개선이 절실했다. 그중에서도 시흥동 810 일대는 지난 2011년 정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지만 주민 간 갈등으로 인해 2017년 해제되었고, 이후 소규모주택정비사업(모아주택) 등이 추진됐으나, 관악산 주변 높이 제약 등으로 인해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오랜 부침 끝에 이번 시흥동 810 일대 총 3만8,859㎡가 노후도 91%의 1차 신속통합기획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개발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해당 지역은 조합 설립 후 LH와 함께 재개발될 예정이다.
사실상 금천구는 지도에 대충 선만 그어도 노후도가 충족되는 곳이지만 이번 재개발에 따라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서울 도심으로 가는 길의 정체가 극심하지만, 반경 1km 내에 서해안고속도로와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있는 데다 2024년 신안산선 시흥사거리역이 개통될 예정인 만큼, 교통 상황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금천구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T) 거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글로벌 디지털 수도 2020 프로젝트’ 영향으로 해마다 100개 이상 기업이 가산디지털산업단지에 입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가산디지털단지에는 패션·섬유·IT·전기·전자 등 1만1,88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인근 지역에서의 정비사업도 활발하다. 시흥동 3·4 일대와 796~798 일대에서는 공공 재개발을, 시흥 3~5동 일대 3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준공 42년 차인 남서울무지개아파트도 재건축에 들어갔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절차 간소화 → 노후 지역 빠르게 개선될 것
서울시에서 발표한 확정 기획안에 따르면 대상지 중 관악산 주변 4층 이하 제1종 일반 주거지역은 7층 이하인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상향되어 13층 내외로 층수 계획이 가능해졌다. 나아가 창의적·혁신적 디자인 설계 시 높이 계획을 유연하게 적용해 입지 특성을 고려한 최고 35층 내외의 입체적인 높이 계획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지난 2월 서울시에서 발표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에 따라 경관, 조망, 저층부 개방, 입면특화 설계 등 창의혁신 디자인을 적용하는 단지에 대해서 높이 계획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흥동 810 일대는 최고 35층 내외로 1,100여 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거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선정 시, 원래 포함되지 않았던 독산로변 모아타운 후보지(약 27,040㎡)까지 구역계를 확장했다. 관악산과의 접근성 조성을 위해 새롭게 공원을 조성하고 다양한 생활공간 및 편익 시설을 확보했으며, 보행환경도 개선할 예정이다. 이미 단지 내 남북 보행 동선 축과 공공보행통로를 중심으로 복합청사(주민센터+체육시설·수영장 등+공영주차장), 주민공동시설 등 생활 기반 시설이 배치되었으며, 생활 가로인 독산로 주변에는 근린생활시설 등을 배치하고, 커뮤니티 마당 등 다양한 테마의 외부공간을 조성해 주민휴식과 커뮤니티 활동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 개방감과 자연환경을 고려한 스카이라인 형성에도 노력을 기해 조화로운 도시경관 창출에 힘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시흥동 810번지 일대는 대규모 정비가 필요한 지역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개발되지 못했다”며 “이번 사업 추진으로 주택공급 확대와 노후·저층 주거지 환경 개선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는 시흥동 810 일대 재개발 후보지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연내 정비 계획 입안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며, 신속통합기획 특성상 도시계획위원회 수권 분과위원회 심의, 사업 시행 계획 시 관련 심의 통합으로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역시 “이번 기획을 통해 용도지역 상향 등 유연한 도시계획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오랜 기간 부침을 겪어 온 시흥동 일대 사업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시흥동 일대 주거환경 개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작 주민동의율은 35%에 불과, 난관 예상
주목해야 할 점은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주민 동의율이 35% 정도에 머문다는 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시흥동 810 일대의 경우 2종 주거지에 있는 다세대 주택 소유주의 경우 원주민이 아닌 투자자가 많아 신속통합기획에 적극적이지만, 1종 주거지 거주자는 월세 받는 고령 원주민이 많아 사업 추진 의지가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역 내에서 단독주택이 들어선 1종 일반 주거지역은 약 40%에 달하며, 대부분 실소유주가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정비사업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이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주민은 신속통합기획이 아닌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선호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진행되면 용적률 상향 혜택이 큰 만큼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지정된 구역은 지난해 3월 국토부가 발표한 ’3080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에 따른 소규모주택정비관리지역 선도지구로 지정된 구역과 겹치기도 했다. 이에 한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을 받으면 1,000가구 남짓한 현 상황에서 200가구 정도 더 지을 수 있어 신속통합기획안에 망설이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