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공시價] 부동산 보유세와 조세평등주의 간 이슈 ④ 부동산 제도 수정방향

부동산 보유세 이슈 → 납세순응도 하락요인 될 수 있어 주거 오피스텔과 주택 간 과세가격 기준 달라, 조세평등주의 위반 한정된 국내 부동산, 공시가격 변동인한 집값 상승 부작용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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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는 납세의무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 및 토지를 기준일 시점의 가치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조세를 말한다. 이때 모든 과세 대상 부동산이 실제 기준시점에 거래돼 실시간 시장가치의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부동산 보유세 부과 시 실거래가가 아닌 일정한 절차에 따라 정부가 결정한 대상 부동산의 공시가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즉 일부 표준 부동산이 과소하게 선정되는 문제나 토지 특성의 적용 및 공시가격 현실화율 차이로 인한 동일 필지의 주택 및 토지 간 가격 역전 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공시가격의 검증 과정상 제기되는 이슈로 부동산 유형별로 각각 다른 검증 절차를 갖고 있지만 검증 대상 부동산의 규모 대비 부족한 검증 기간 및 검증 인원으로 부실한 조사가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며, 공시가격 산정과 관련된 자료들의 공개 부족 문제도 있다. 특별히 공시가격 검증 과정에 대한 이슈는 납세자들의 공시가격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아울러 조세 형평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거 유형별 가격 공시의 차별적인 적용 문제와 부동산 유형별로 상이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부동산 가격 급변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의 이슈 등도 존재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5일 ‘부동산 보유세 과세가격의 이슈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해 이 같은 내용을 다뤘다.

공시가격 불일치: 서울과 지방의 극명한 표준 부동산 개수 차이

부동산 보유세는 정부에서 공시한 부동산 공시가격에 의존해 조세가 부과된다. 모든 부동산을 실제 기준시점에서 실거래가를 계산할 수 없는 만큼 정부의 조사 및 평가 과정의 합리성이 충족될 때 ‘시장가치’를 대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시가격을 산출할 때 실거래가 및 감정평가 가격, 매매 동향 및 주변 시세와 매물정보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공동주택을 제외한 단독주택과 토지에 대해서는 ‘표준 개별대량평가방식’을 사용해 공시가격을 산정하고 있다. 토지와 단독주택의 일부를 표준 부동산으로 선정하고 공시가격을 평가해 매년 1~2월 말에 공시하면, 개별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위해 조사 대상 토지와 용도·지역·가격 요인이 유사한 비교 표준 부동산을 선정하는 식이다. 이후 부동산 특성에 따른 지가 형성 요인을 분석해 비교 표준 부동산과 개별 부동산의 가격 배율을 구할 수 있도록 정리된 토지(주택)가격비준표를 적용해 개별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결정한다. 즉 개별 부동산 공시가격의 결정 자체가 표준 부동산의 선정에 달린 것이다.

문제는 일부 표준 부동산이 과소하게 분포한 지역에서 나타나게 된다. 개별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결정할 때 부동산 특성이 유사한 비교 표준 부동산이 적절하게 선정되지 않는 문제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표준지는 전체 54만 필지로 전체 공시 대상 토지(3,502만 필지)의 1.5% 수준이며, 표준주택은 전체 24만 호로 전체 공시 대상 단독주택(411만 호)의 5.8% 수준이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전체토지에서 표준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4%, 6대 광역시는 2.5%이지만, 그 외 지방은 1.4%로 서울이나 6대 광역시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주택 역시 서울지역의 표준 및 개별 주택에서 표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7.1%인 이지만, 6대 광역시는 5.9% 그 외 지방은 5.7%로 서울에 비해 비중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에서 표준 부동산 선정 과정에서 용도지역을 고려하지 않고 표본을 산정해 과소표본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표본추출의 편의성과 추정의 정확성 제고를 위해 층화임의추출법을 적용해 표준 부동산을 선정하고 있는데, 이때 표준 부동산의 규모를 결정하는 데 있어 용도지역을 고려하지 않고 기초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 등의 기준만 적용해 표준 부동산의 규모를 산정했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2020년부터 이 문제에 대해 표준부동산의 용도지역을 고려해 체계적으로 또 지역별로 배분하도록 개선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2020년 이후 지역별로 전체 공시 대상에서 표준 부동산의 비중 추이를 살펴볼 때, 2022년 표준 부동산 분포의 지역별 격차는 2020년 대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토부에서는 서울 및 6대 광역시와 그 외 지역의 가격층화가 상당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는 방법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동일 필지에 존재하는 주택의 공시가격은 토지의 공시지가보다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동일 필지에서 토지의 공시지가가 주택의 공시가격을 역전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개별 토지의 공시지가와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에 포함되는 토지 단가가 다를 경우 나타나게 된다.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동일 필지에 대해 개별토지 공시지가와 개별주택 공시가격 결정 시 적용되는 토지 특성이 불일치하는 경우와 토지와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차이에서 발생한다.

너무 많은 검증 절차, 과중한 업무, 구체적인 자료 비공개

한편 부동산 공시가격의 검증 과정상 제기되는 이슈들도 있다. 이는 부동산 보유세 납세자의 납세 순응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해당 부동산의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는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됐는지, 그 과정은 적절한지, 과정에서 오류가 있더라도 사후 검증이나 이의제기 등으로 납세자가 오류를 수정할 제도적 장치가 충분한지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통상적으로 부동산 공시가격이 책정되고 난 뒤, 이에 대해 감정평가사와 같은 전문가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유형별로 공시가격을 검증할 때 상이한 절차를 밟고 있다. 즉 유형별로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표준 부동산의 경우 국토교통부 내 심사 및 검수뿐만 아니라 감정평가사, 부동산·통계 관련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외부점검단을 통해 8단계에 걸친 검증체계를 활용해 검증한다. 개별 부동산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산정된 공시가격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주택) 또는 감정평가기관(토지)에서 산정가격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며, 산정가격에 대해서는 비교 표준 부동산 선정의 적정성, 특성 적용의 적정성, 가격 수준의 적정성 및 표준 부동산이나 주변 개별 부동산 공시가격과의 균형성 등을 검증한다. 납세자가 공시가격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경우 의견 제출가격에 대해 현지 조사 등의 검증 과정이 추가적으로 병행된다. 이어 공동주택의 경우 국토교통부와 외부점검단의 6단계에 걸친 심사 및 검증 절차를 통해 검증을 진행한다.

또 다른 문제는 검증 절차에 배정된 기간이나 인원이 부족해 내실 있는 검증 절차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2023년 기준 검증단계별 소요 일수는 대부분 7일 이내로 짧은 수준이었으며, 검증 기간이 가장 길게 계획된 개별 부동산 산정가격 검증의 경우, 인원 부족으로 인한 이슈가 실제로 존재했다. 2022년에도 한국부동산원 직원 480명이 표준 및 개별주택 411만 호의 검증 과정에 투입돼 1인당 약 8,600호의 개별주택을 검증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과중한 업무량이 확인된 만큼, 개별주택에 대한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끝으로 납세자가 공시가격(안)이 공개될 때 공시가격과 관련 정보를 열람하고 의견이 있는 경우 의견서를 제출해 심층 점검 및 검수를 거쳐야 한다. 실제로 재조사 및 검토를 위해 공시가격 결정 이후에도 한 달 정도의 이의신청 기간을 두고 있다. 하지만 납세자들은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를 통해 해당 부동산의 특성, 거래 사례 등의 가격참고자료, 간단한 산정 의견 등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보유 부동산의 특성이 공시가격에 미친 영향 ▲각 특성값이 공시가격에 미친 영향 ▲보유 부동산 주변의 공시가격 비교 ▲이의 신청 이후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한 판단 근거 및 결정 요인 등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공시가격에 대한 자가 검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거용 아파트와 오피스텔, 하지만 가격산정방식은 다르다?

한편 현행 부동산공시법에 따른 가격공시 대상 부동산은 토지, 주택, 비주거용 건축물이다. 부동산 유형별 과세표준은 매년 발표되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적용해 산정하지만, 비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부동산공시법에 따른 가격 공시 대상임에도 아직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어 유형별 부동산 간 과세 형평성 저해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부동산공시법이 아닌 지방세법의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가표준액에 대한 조건도 전무하다. 즉 부동산의 적정한 가격 형성과 이를 통한 부동산 보유세 등 조세 및 부담금에서의 형평성을 도모한다는 부동산공시법의 취지가 비주거용 건축물 과세가격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비주거용 건축물 중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으로 활용되고 있음에도 재산세 부과 시 주택과 다른 과세가격을 산정하기 때문에 부동산 유형 간의 과세 형평성이 저해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부동산 공시법이 아닌 건물 부분에 대한 시가표준액과 부속 토지 부분에 대한 공시지가를 합산한 금액으로 과세가격을 산정한다. 주택에 대한 과세가격과 다른 방식으로 정해져 동일하게 주거용으로 사용됨에도 과세가격이 달라 조세평등원칙을 위반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정부는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를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상향 조정하고 불균형을 해소하는 내용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주택의 경우 현재 유형별·가액 대별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상이한 특성을 감안해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유형별·가액 대별로 다르게 조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8~2020년 가격공시 결과를 볼 때 부동산 유형별로 대부분 평균 현실화율이 70% 미만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공시가격 현실화율의 차이를 감안해 2020년 현실화율을 연 3%p씩 조정해 10~15년 걸쳐 시세의 90%로 상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구체적으로 공동주택, 단독주택, 가격별로 구분된 주택 등에 대해 각각 세부 계획을 수립했다. 토지의 경우 2020년 현실화율 65.5%에서 8년에 걸쳐 90%로 상향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유형별·가액 대별 공시가격 현실화율의 제고 속도나 달성 시점의 차이로 인해 세부담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조세평등원칙에 어긋나는 이슈가 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조세평등원칙에 위반 여부를 결정할 때 차별의 합리성 유무 및 이유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향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수정할 때 정책적인 합리성을 위해 시세의 상승과 현실화율 상향 과정에서 부동산 유형별·가액 대별 세부담의 균형을 제고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부동산 가격이 급변할 때 공시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한 세부담 변동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활용해 이를 완충하는 방안도 논의돼야 할 필요가 있다.

예정처, “납세순응도 높이려면 제도적 보완 시급”

현행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는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지방세인 재산세로 과세되며, 과세가격으로 공시가격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주요국들의 부동산 보유세 및 과세가격 운용 사례를 검토한 결과, 부동산 유형별로 단일화된 보유세 과세가격 운용주체와 평가체계가 특징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공시가격이 부동산 유형별로 이원화된 평가체계 등으로 인해 보유세 과세표준의 형평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과 반대된다. 

이에 예정처는수도권 이외의 지방을 중심으로 용도별 표준 부동산의 표본 증대토지와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균형성 제고를 통한 가격역전현상 완화 방안 강구부동산 공시가격 검증 과정에서 유형별 검증과정에 절차상 차이 없도록 제도 보완검증기간 및 인원 충분히 마련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에 대한 공개범위 확대 필요비주거용 건축물 가격공시 위한 제도적 보완부동산 유형별 균형 있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부동산 가격 변동으로 인한 급격한 조세부담 완충을 위해 탄력적인 공정시장가액비율 활용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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