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노후산단 ‘스마트·친환경·디지털 산업단지’로 전환, 지역 경제 살아날까?
국내 산업단지 전반, ‘미흡한 정주여건, 부족한 복지·문화시설’ 등 노후화 문제에 봉착 내년 시행되는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 사업지구 후보지 3곳 선정 범부처 집중지원 통해 ‘스마트·친환경·디지털 산업단지’로 전환 목표
정부가 전남, 부산, 인천 등에 위치한 노후거점산단을 경쟁력강화사업지구 후보지로 선정하며 집중지원에 나선다. 이들 산단을 ‘스마트·친환경·디지털 산업단지’로 전환해 경제성장의 거점으로 키워 해당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광양 국가산단, 신평·장림 일반산단, 한국수출 국가산단(주안·부평)은 ‘스마트그린산단’으로도 지정될 예정이다.
국토부·산업부,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 추진
지난 60년간 국가 경제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산업단지는 낡은 인프라와 미흡한 정주 여건, 부족한 복지·문화시설 등 노후화 문제에 봉착했다. 최근 들어 노후산업단지가 늘어나면서 산업시설·기반시설·근로인력의 삼로(三老)현상과 함께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특히 청년층의 기피로 인해 많은 기업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산업단지 개선과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국토부와 산업부는 내년부터 시행될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의 사업지구로 광양국가산단 지역(전남), 신평·장림 일반산단 지역(부산), 한국수출 국가산단 지역(인천 부평·주안) 등 3개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은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구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산업단지가 지역산업 강화와 일자리 창출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부처가 협업해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범부처 협업 및 국가 재원의 집중 투입을 통해 해당 산단의 육성·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광역지자체가 지역 내 거점산단을 허브로 삼아 특화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연계된 산단을 묶어 지역 주도의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계획을 이행한다. 선정된 사업지구는 국토부의 재생사업, 산업부의 스마트그린사업 등 8개 부처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선정 시 재정 및 행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선정 지역은 향후 국토부·산업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지자체가 수립한 경쟁력강화계획에 대해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연말에 최종 지정·고시 및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지역별 ‘산단 경쟁력 강화’ 계획 주요 내용
올해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지구 후보지로 선정된 3개 지역 후보지의 지역별 산단 경쟁력강화계획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전남의 광양국가산업단지를 거점으로 한 율촌제1일반산단, 순천일반 산단, 해룡일반산단은 ‘다시 도약하는 미래 철강 산업단지’라는 비전 아래 저탄소 공정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철강산업 저탄소 기술개발, 스마트산단 제조혁신 기반 구축, 기반시설 재정비 및 아름다운 거리 조성, 스마트 물류플랫폼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 신평·장림일반산업단지는 산업·환경·사람이 공존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첨단 제조 거점 조성을 목표로 한다. 생산액, 수출액, 고용인원 등을 상향시키기 위해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구축, 스마트 제조 고급 인력양성,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 노후공단 재정비, 비점오염저감, 기후 대응 도시숲 조성사업 등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의 산단에서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혁신 지역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한다. 특히 전반적인 생산액 증가와 일자리 창출, 온실가스 감축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수출국가산업단지 내 부평·주안 지역을 거점으로 인천기계산단, 인천지방산단, 뷰티풀파크산단 등과 연계한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으로 제조업 디지털 전환 앵커기지 구축, 디자인 제조기업 혁신, 산업단지 친환경설비 인프라 지원, 활력 있고 아름다운 거리 조성, 클린사업장 조성 지원 등이 포함될 계획이다.
나노산업 이끌어 갈 스마트그린산업단지
한편 이번 사업지구에 선정된 3곳 중 거점산단인 광양 국가산단, 신평·장림 일반산단, 한국수출 국가산단(주안·부평)은 ‘스마트그린산단’으로도 지정될 예정이다. 스마트그린산단은 입주기업과 기반시설·주거시설·지원시설·공공시설 등의 디지털화·에너지자립·친환경화를 추진하는 미래형 산업단지다. 그간 전통적인 산업단지의 높은 에너지 소비와 환경 문제 등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 산업단지 내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 교통·물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그린산단 기본계획은 에너지 자립화, 디지털화, 친환경화 등 3개 핵심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먼저 에너지 자립화의 주요 내용으로는 태양광 발전설비,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산업단지 내 전체 에너지 사용량 관리하는 에너지관리디지털플랫폼 설치, 폐열활용 순환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됐다.
디지털화 전략으로는 개인용 모빌리티, 수소·전기 복합충전소 등 스마트 교통·안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ICT 기술을 활용한 통합안전시스템을 마련한다. 아울러 친환경 전략으로는 산단 내 환경개선 등을 통해 쾌적한 생산활동 공간을 만들고,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 및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스마트그린산업단지로 선정된 가까운 사례로는 지난 17일 국토부가 지정한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지난해 새만금 국가산단, 대구 율하 도시첨단산단에 이어 세 번째로 지정된 이곳은 지난 2017년 5월 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현재 조성 공사(공정률 70%)와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그린산단 등 노후산단의 경쟁력 강화 사업이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지원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 제조업 전체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나아가 지방시대 실현을 견고히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통적인 산업단지가 혁신성장과 지역 균형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협력과 연대가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