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AI 인력 20만명 키우겠다는 정부, 3900억 투입한다
민간의 초거대 AI 개발·고도화 지원, 고품질 말뭉치 구축한다 민간 전문영역에 초거대 AI를 접목하는 ‘초거대 AI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 발족 이종호 장관 “초거대 AI 역량이 곧 개인,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스마트 AI로 디지털 경제를 가속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인터넷,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사회-경제 전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초거대 AI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3,901억원을 투자한다.
과기정통부는 초대형 AI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를 확충하고, 초대형 AI의 한계를 돌파하는 핵심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이에 산업계 수요에 기반한 분야별 특화 학습용 데이터와 동남아, 중동 등 비영어권 시장을 겨냥한 언어 데이터를 2027년까지 구축한다. 또한 정부는 2027년까지 고품질 말뭉치 및 한국어 응용 말뭉치 130개를 구축해 인공지능 한국어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초거대 AI 활용 과정에서 최신 정보 미반영, 오답 등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최근 AI가 일상생활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윤리 및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AI 윤리 및 거버넌스 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에 중점을 두고 AI 개발 및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표준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책임감 있는 AI 개발과 사용을 촉진하는 자율 규제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해 민관 파트너십도 강화한다.
AI 혁신 생태계 조성
기초연구와 더불어 기존 딥러닝의 학습능력 및 신뢰도 향상, 논리적 재학습(인과관계 이해), 편향성 필터링, 모델 경량화-최적화 등 현재 초인공지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특히 초대형 AI가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고성능-저전력 K-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AI 반도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가속처리 하드웨어를 개발-실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초대형 AI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지원하여 컴퓨팅 자원 용량을 기존 TF급에서 PF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법률, 의료, 심리상담, 문화-예술, 학계-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지원하기 위해 ‘초대형 AI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여기에는 행정-공공기관의 내부 업무와 대국민 서비스를 효율화하는 초대형 AI 응용 서비스 개발과 실증이 포함된다.
AI를 기반으로 디지털 산업을 혁신하기 위해 ‘슈퍼 AI 협의체’를 구성하고 민간부문 투자, 신규 서비스 창출 등 분야에 대한 협력도 강화한다. 이어 중소-중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초대형 AI 모델과 컴퓨팅 자원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환경 구현 및 개인정보 보호 강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성공적 정착과 초대형 AI 시대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국민 신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마이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AI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해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한 공공부문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개인정보 이동 요구권이 도입됨에 따라 정부는 모든 영역에서 마이데이터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법제도 세부 기준, 마이데이터 활용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온라인 플랫폼, 데이터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표준화 등 마이데이터 핵심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와 더불어 올해 6월에 구체적인 마이데이터 추진방향을 담은 ‘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추진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며, 데이터 수집, AI 학습, 서비스 제공 등 AI 전 과정에서 지켜야 할 보호 원칙과 데이터 처리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공공부문 개인정보 관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적인 개인정보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관리 수준을 측정하는 ‘공공부문 개인정보 관리지수’를 개발하는 것이 포함된다.
정부는 공공기관에 개인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개인정보 관련 문의 및 요청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개인정보 관리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글로벌 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처리되고 있다는 국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마이데이터로 국민의 적극적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현장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소통하여 신기술·신산업에 적합한 개인정보 보호 원칙과 기준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수준의 인력은 누가 키우나?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방안’은 AI의 잠재력을 활용하여 혁신과 경제성장을 견인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핵심 기술 개발, 혁신 생태계 육성, 국민 신뢰 확보에 집중함으로써 한국은 AI 산업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이 계획의 성공적인 이행은 국가 경제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이며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야심 찬 계획은 여러 분야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에만 3,90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초거대 AI 관련 계획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AI 개발 접근 방식과 투자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예산 낭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계획의 입안자들은 한국이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정부의 우선순위가 잘못되어 있으며 해당 투자금을 다른 곳에 더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팽팽히 맞섰다.
비판론자들이 제기하는 주요 우려 중 하나는 국내 AI 연구에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인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발전을 위해서는 논리적 추론, 편향성 필터링, 모델 경량화 및 최적화와 같은 핵심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누가, 어떻게 수행하는 지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다. 과연 국내 학계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따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실제로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인력은 몇 명이나 될까. 비평가들이 해당 계획을 두고 목표만 거창할 뿐 이를 뒷받침할 실체가 거의 없는 ‘허울’뿐인 정부 프로젝트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렇듯 AI 연구에 대한 탄탄한 기반이 부재한 판국이기에 정부의 AI 기술의 이해와 계획 이행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또 다른 걱정거리는 ‘SW 개발자, 교사 및 학생, 구직자의 초대형 AI 활용 역량 강화’에 대한 계획이다. AI는 본질적으로 수학과 통계에 기반한 연구 분야인 만큼, 정부는 일반 대중에게 단순한 AI 활용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이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 이처럼 일반 대중의 AI 활용에만 초점을 맞춘 이번 계획은 AI 연구의 본질적인 토대와 개발 우선순위에 대한 우려를 야기한다. 정부의 첨단 AI 기술 개발에 대한 야심 찬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학과 통계 분야에서 강력한 기반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당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