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이준석과 하버드’, 악의적 논란 생산에 힘없이 당하는 청년 정치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하버드 학위 논란에 ’10억 내기하자’ 2013년 타블로 재판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악성 루머 댓글 인터넷 커뮤니티들 관리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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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이준석’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지난 25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취득한 하버드대학교 학사 학위가 무효라는 한 유튜버의 주장이 당내 관계자들에 언급되면서 이 전 대표는 또 다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에 이 대표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학위증을 받는 영상을 외부에 공개하고, 해당 유튜버를 고소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그럼에도 인터넷 누리꾼들은 학사 학위가 컴퓨터공학과 경제학 복수전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과목을 듣지 않았다며 반박했고, 이 전 대표는 컴퓨터공학 전공을 하는 중에 경제학이 보조 전공인, 하버드에서 인기있던 이중전공 프로그램으로 졸업했다는 재반박을 내놨다.

출처=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페이스북

10억 내기라도 하면 어떻겠느냐?

이 전 대표는 “이준석의 하버드 졸업이 거짓이거나 컴퓨터 과학·경제학(Computer Science / Economics Joint Concentration) 복수전공이 허위인지 여부에 대해 10억 내기라도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미 수 차례 확인했던 학위 관련 내용으로 10억 내기까지 나오게 된 것이 정치적 모략이라고 주장한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집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FMKorea)에서는 학위 논란을 일으켜 정치적 인기에 흠집을 내려는 일부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의 모략에 힘없는 청년 정치인이 당하는 모습이라며 청년 정치인의 한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공유하는 모습이다.

한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은 “이미 대표직을 사임하고 물러난 상황인데 이렇게까지 황당한 공격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전 대표가 유튜버들의 트래픽 싸움에 희생양이 된 상황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그간 공개한 졸업장,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을 위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고 결국 법적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며 씁쓸해하기도 했다.

학위 논란에 휩쓸리는 유명인

이번 논란으로 지난 2013년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 가수 타블로씨가 장기간의 법정 분쟁 끝에 타블로씨의 학위를 부정하던 집단의 주동자들을 법적으로 처벌한 사건이 다시 인구에 회자됐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시즌마다 반복되는 타진요 놀이’라는 문구로 학위 논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고, 유사한 논쟁에 휘말려 피해를 입은 관계자들이 익명 혹은 실명으로 인터넷상에서 ‘여론몰이’ 당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녀가 MIT 등의 유명 미국 대학에 합격한 것이 거짓 자료를 이용했다는 설문이 공개되는 등 국내에서는 일반인이 유명세를 타면 학위가 가짜라는 소문이나, 학위증을 보여줘도 위조됐다고 우기는 여론몰이가 심심찮게 벌어진다. 여론몰이 및 여론 조작으로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논란이 이준석 전 대표의 학위 검증을 일반인들이 인식하고, 이 전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올라가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논란도 홍보의 수단으로 삼는 정치권의 생리상,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이준석 아직 살아있다’고 대중에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간 ‘이준석’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유튜버들이 돈 벌려고 힘 없는 청년 정치인 이용한다?

여의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유튜버들의 수익 창출 목적이라고 잘라 말한다. 실제로 정치권의 흐름상 이 전 대표가 다시 언급될 이유가 없는 시점인 데다, 이 전 대표 본인도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수익 창출을 위해 조회수를 끌어 올려야 하는 일부 유튜버들이 유명인사지만 정치권의 든든한 뒷배가 없는 이 전 대표를 이용해 논란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본 사건이 최근 반복되는 누리꾼들의 ‘논란 만들기’ 형태와 유사한 구조라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논란의 당사자가 무시하기 쉽지 않은 학력 등의 주제로 논란을 확산시키고, 해명 자료를 내면 위조라고 반박을 내세우거나 부가적인 이슈들을 끌고 와 해명에 대한 또 다른 재반박을 내놓도록 요구해 논란을 장기화 시키는 것이다.

인터넷 언론, SNS, 커뮤니티 등에서 본 빅데이터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준석’과 연관된 키워드로 지난 1주일 동안 ‘학력’, ‘의혹’, ‘하버드'(이상 하늘색 키워드) 등이 언급됐고, 바로 이어진 연관 키워드로 ‘복수’, ‘위조’, ‘논란’, ‘허위'(이상 붉은색 키워드) 등의 악성 키워드가 함께 따라온다. 일반인들의 경우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을 사건이지만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반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유튜버들이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여론이 소비되는 방식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일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던 스트리머 ‘잼미’ 사건을 주도했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지금도 ‘XXX도 나락 보내야 하지 않나?’와 같은 댓글들이 반복적으로 올라온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고의적인 악성 루머를 생산해 논란을 확산시키는 집단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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