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1조원’ 정상화 지원 펀드 가동, 부동산 PF 정상화에 ‘총력’

정상화 지원펀드, ‘신규 자금 제공, 이자 유예’ 통해 부실 사업장 지원 연체율 및 대출잔액 지난 3월보다 모두 증가, ‘증권사 연체율’은 16% 육박 금융위 “PF대주단 협약 따라 정상화 추진 중인 곳 늘어, 충분히 관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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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오는 9월부터 1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 해소를 위한 지원펀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신규 자금 제공, 이자 유예 등을 통해 민간 자율의 사업 재구조화 노력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으며, ‘부동산 PF 대주단 협약’에 따라 사업정상화가 추진 중인 사업장도 늘고 있다.

PF 펀드 가동 위해 캠코민간운용사 5’ MOU 체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 가동을 위해 5개 위탁운용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6월 해당 펀드를 위탁 운용할 운용사로 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KB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이 선정됐다.

총 펀드 규모는 1조원으로, 펀드 조성을 위해 캠코가 5,000억원을 투입하고, 여기에 민간 운용사 5곳이 각각 1,000억원을 조성한다. 캠코는 이를 다시 2,000억원 규모의 펀드 5개로 나눠 사업장별 맞춤 지원할 예정이다.

해당 펀드는 오는 9월부터 PF 채권을 인수한 뒤 권리관계 조정과 사업‧재무구조 재편, 사업비 자금대여 등 정상화 과정 전반에 투입된다. 위탁운용사는 8월까지 민간자금을 모집해 펀드조성을 완료하고, 9월부터 실제 자금을 투입한다.

정부는 정상화 지원펀드가 민간의 부동산 PF 사업정상화를 위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남주 캠코 사장은“공적 금융기관인 캠코가 자금시장 전문성을 갖춘 민간 업계와 PF사업장 정상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2008년 부실PF 채권을 인수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부동산 PF시장의 불안 역시 신속히 안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연체율·대출잔액’ 지난 3월보다 모두 늘어

최근 부동산 PF 연체율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금융위 권대영 상임위원 주재 아래 열린 ‘제2차 부동산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율은 2.01%로 작년 말보다 0.82% 상승했다. 부동산 PF 대출잔액도 같은 기간 130조3천억원에서 131조6천억원으로 1조3천억원이나 늘었다.

업권별 연체율을 보면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5.88%로 지난해 말(10.38%)보다 5.5%p 급등했다. 이어 저축은행 4.07%, 여신전문금융회사 4.2%, 보험 0.66%, 상호금융 0.1% 순으로 연체율이 상승했다.

은행의 경우 연체채권 상각 조치 등으로 연체가 거의 없었지만, 대출잔액 규모는 두 번째로 컸다. 업권별 부동산 PF 대출잔액을 보면 은행 41조7,000억원, 증권 5조3,000억원, 보험 43조9,000억원, 저축은행 10조1,000억원, 여신전문 26조1,000억원, 상호금융 4조5,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아직까진 연체율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부동산 PF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이 자기자본 76조2,000억원의 1.1% 수준에 불과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 평가하며 “새마을금고의 경우에도 최근 연체율은 상승세지만, 수익성, 건전성 지표 고려 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4일 오전 서울 강남대로 캠코 양재타워에서 개최된 PF 사업정상화 MOU 체결식 및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사진=금융위원회

PF 대주단 협약 91곳 적용, 66곳 정상화 추진

사업정상화가 추진 중인 사업장이 늘고 있는 것도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부실 위기에 자신 있는 모습을 내비친 배경이다. 이날 회의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주단 협약’에 따라 사업정상화가 추진 중인 사업장은 6월 말 기준 총 91개로, 지난달보다 61개나 늘었다. 대주단은 협약 적용 대상 사업장 66곳에 대해선 기한이익 부활, 신규 자금 지원, 이자 유예 등 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나머지 25개 사업장은 협의 중이거나 지원이 부결됐다.

진행단계별로 사업장을 분류하면 브릿지론 사업장과 본PF는 각각 73개, 18개였고, 지역별로는 서울 16개, 경기 24개, 인천 7개 등 수도권이 47개, 지방은 44개였다. 용도별로는 주거시설 사업장이 66개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상업 및 산업시설 각 8개, 업무시설 6개, 기타시설 2개, 숙박시설 1개였다.

이처럼 정부는 PF 대주단 협약과 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는 한편,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4일 관계부처 장관 합동브리핑을 열고 “HUG 중도금대출 보증비율을 기존 80%에서 90%로 상향 조정해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미회수 위험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건설사 대상 PF대출 보증요건 완화와 회사채 발행 등의 지원책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대상 PF대출 보증요건 완화 방안으로는 미분양 PF 대출 보증 심사 시 분양가 할인 외에 다양한 자구노력 등을 반영한다. 나아가 건설사와 금융사 간 자발적 협약펀드 사례를 홍보하고 주채권은행 등의 참여를 독려하는 정책을 통해 회사채 발행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도 PF 부실 관리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사업정상화를 추진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우대 사업자보증을 공급하는 등 민간의 자율적 정상화 노력을 지속해서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도 “최근 연체율 상승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PF 및 공동대출의 경우 높은 상환 순위와 담보인정비율(LTV) 감안할 때 충분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연체율 관리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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