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산 자부심’ 내세운 중국, ‘韓 최대 교역국’ 지위 미국에 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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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0월 대미 수출액 120조원 ‘훌쩍’
산업연 “반도체 경기 회복, 대중 수출 회복 신호탄”
기술력 확보로 수입산 의존 줄이는 중국

올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중국과의 무역이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대(對)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추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중국이 자국산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며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지 않으면서 힘을 얻고 있다.

대중 수출 절반 못 미치던 대미 수출, 턱밑까지 추격

21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액은 934억8,343만 달러(약 120조5,46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증가한 수준이며,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액의 약 91.1%에 달하는 수치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1,026억478만 달러(약 132조3,08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0% 감소했다.

지난 2003년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은 이후로도 2위 시장인 미국과의 격차를 큰 폭으로 유지했다. 2018년에는 대중 수출액(1,621억2,505만 달러-약 209조602억원)이 대미 수출액(727억1993만 달러-약 93조7,723억원)의 2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과 중국의 수출액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졌다. 2022년 12월 기준 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반면 미국은 14.5% 늘었다. 이처럼 가파른 대중 수출액 감소세는 팬데믹 이후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글로벌 IT 경기 부진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한동안 내림세를 이어 오던 대중 수출은 반도체 및 정보통신(IT) 기기 수요 증가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20일 발표한 ‘2024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연간 반도체 수출은 올해보다 15.9%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은 전 세계적 반도체 업황의 개선과 함께 조선 및 자동차의 견조한 수출 규모 유지, 글로벌 공급망의 완만한 회복세와 올해 수출 부진의 기저효과 영향 등이 맞물려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히며 “그동안 큰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과 아세안 지역 수출이 반도체 경기와 함께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수입산 의존 이제 그만”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소비재와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중간재 등이 상당 부분 자국산으로 전환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 내 한국산 상품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5년 10.9%를 기록한 후 꾸준히 감소해 올해 6.2%에 머물렀다.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중국의 야심이 가장 잘 드러난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48만8,000대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9.8% 증가했다. 올해 1부터 10월까지의 누적 수출은 392만2,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7% 급증했다.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10월과 비슷한 수출량을 유지한다면 중국의 올해 자동차 수출은 49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연말에 집중되는 만큼 중국의 올해 전체 자동차 수출량이 500만 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윤 산업연구원 산업환경실장은 “유럽연합(EU)과 미국 시장에서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친환경 자동차 인프라 확대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 호조세가 예상되고, 기계철강 분야 등도 수요 증가 여력이 있다”며 “다만 중국은 우리 수출의 주요 축인 자동차 분야에서 자국산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대중 수출 회복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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