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오른 신선과일 가격, 민생 안정 위해 정부가 물가 조정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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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상기후로 사과·배 생산량 급감, 설 앞두고 가격 폭등
설 명절 특가 잡아라, 계란·한우도 올랐다
정부發 물가 조정 특단책: 성수품 할인·전통시장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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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두고 과일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사과와 배 생산량이 확보되지 않아 수급에 문제가 생긴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설 민생안정 대책으로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내세우며 약 8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성수품 공급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금(金)사과 금(金)배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사과(후지·10개)의 평균 소매 가격이 2만5,916원, 배(신고·10개)가 3만1,442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4.7%, 11.9% 올랐다. 감귤 소매가도 지난 15일 기준 4,254원으로 1년 전보다 27.7% 치솟았다. 

과일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봄에 있었던 냉해와 우박으로 과수농가가 피해를 봤고,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폭염 등으로 병충해 피해가 커지면서 수확량이 대폭 줄었다. 이에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에 비해 30.3%, 배는 26.8%가량 줄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과일 세트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기면서 주요 백화점·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과일 세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15일 기준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정성담은 사과세트'(4.2㎏)는 지난해 4만9,900원에서 올해 7만9,900원으로 무려 60% 올랐으며, 이마트의 ‘사과 VIP 세트'(3.6㎏)는 행사가 기준 3만2,060원에서 4만7,880원으로 49.3% 뛰었다. 이마트의 ‘당도 선별 배'(5㎏) 가격 역시 행사가 기준 2만9,880원에서 3만5,880원으로 20%가량 상승했다. 과일 가격 급등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상대적으로 가격과 물량 수급이 안정적인 샤인머스캣 등을 혼합해 대체 과일 세트를 내놓고 있지만, 설 연휴 과일 대량 소진이 예상되는 만큼 사과와 배의 수급 불균형 현상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840억원 투자해 물가 상승 잡는다

설을 앞두고 가격이 오른 건 과일 뿐만이 아니다. 계란은 이미 한 판(30구)에 7,000원을 넘어섰으며, 명절 선물로 인기인 한우 등심 1등급 ㎏당 가격은 지난해 9만7,410원보다 1.4% 증가해 9만8,820원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해 한 축산업 관계자는 “아직 설이 많이 남았는데도 물가 상승이 이런 추세라면 당분간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축산물 산지 가격의 상승 폭이 더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설 명절에 쓰이는 16가지 주요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방침이다. 16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설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정부는 설 성수품의 가격 할인을 지원하는데 지난해 3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40억원을 투입해 가격 상승률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사과와 배는 현재 20%대인 가격 상승률을 한자리대로 낮추기 위해 평년 설 기간 공급량인 12만 톤 이상을 출하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 정부 할인 지원율 역시 최초로 30%까지 상향해 최대 60%(정부 30%, 업계 자체 3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은 오는 20일부터 1인당 구매 한도가 월별 50만원씩 높아진다. 정부는 온누리상품권의 총발행 규모도 전년(4조원)보다 1조원 늘어난 5조원까지 확대하며, 전통시장에서 지출한 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도 올해 상반기에 한해 40%에서 8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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