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플레 공포와 탈 중국 현상에도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5%
올해도 작년처럼 5%대 경제 성장 선언 디플레 공포, 외국인 탈 중국 현상에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양안 갈등이 또 다른 변수라는 지적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했다.
5일 로이터 통신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발표할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올해 목표치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수치이자 1991년(4.5%)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위드 코로나’ 원년인 지난해 자국 경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5.2%의 경제성장을 이뤄내 ‘5.0% 안팎’이란 당초 목표를 달성했던 바 있다.
올해도 작년처럼 5% 성장 목표
중국 지도부가 4일 개막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경제성장세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러우친젠 전인대 대변인은 4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경제 이슈가 정협 의제를 주도할 예정”이라며 “경제 전망과 청년 일자리 창출, 민간경제 부문 장애물 제거 방안에 관해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충분한 자신감과 뒷심을 갖고 있다”며 “과학적이고 민주적인 입법을 통해 고품질 경제 발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이번 양회에서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작년 말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산업 혁신으로 신산업·신모델·신성장동력 등 새로운 생산력을 개발하자”는 결의가 나왔다.
중국 경제성장이 견조하다는 발언은 전날에도 나왔다. 류제이 정협 14기 2차 회의 대변인은 ‘춘제(중국 설) 소비’를 언급한 뒤 “이번 춘제 연휴 동안 국내 여행객이 4억7,400만명으로 작년 대비 34.3% 늘었고 여행 지출은 6,326억위안(약 1,17조원)으로 47.3% 증가했다”며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중국 지도부는 이날 외국 기업의 ‘탈중국’ 러시를 의식한 듯 반간첩법이 왜곡됐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러우 대변인은 “반간첩법은 간첩의 정의를 개선한 것일 뿐”이라며 “이를 잘못 해석해 중국의 경영 환경을 훼손하고 신용을 떨어뜨리는 행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외국인과 해외 기업의 사업·교류 협력에 대한 기본 정책을 견지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태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플레 공포, 외국인 투자 급감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년 전보다 81.6% 급감한 330억달러(약 44조원)에 그쳤다. 30년 만의 최저치다. 이 때문에 이번 양회에서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확대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해외 자본 유입이 중요한 만큼 올해는 결국 개혁 개방을 더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중국 지도부는 이날 미국 대선에 대해 말을 아끼는 동시에 대만을 향한 미국의 행동을 꼬집었다. ‘올해 미국 대선 결과가 미중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질의에 러우 대변인은 “미국 대선은 미국 내부 문제여서 중국이 입장을 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누가 당선되든 양국 관계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지난 1월 대만 선거를 두고서는 “일부 미국 의원들은 반중 법안을 발의하고, 심지어 중국의 대만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중국 내정에 심하게 간섭하고 중국의 합법적인 권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33년간 유지돼온 국무원 총리의 기자회견이 폐지된 것이 주목된다. 러우 대변인은 이날 “올해 전인대 폐막 후 (리창) 총리의 기자회견을 개최하지 않는다”며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이번 전인대 후 몇 년 동안 총리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1991년 리펑 총리가 처음 실시한 이후 1993년 주룽지 총리 시절 정례화된 전인대 폐막 총리 기자회견은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볼 수 없게 됐다. 3연임해 집권 중인 시 주석 임기인 2028년 3월까지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