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1년, 대통령실 “거짓 괴담 선동에 혈세 1.6조 낭비, 野 즉시 사과해야”
대통령실 "후쿠시마 괴담 방류 1년, 野 거짓 선동 밝혀져"
국내 해역 시료 4만9,600건 검사 결과, 안전 이상 無"
황당한 괴담 선동 탓에 1.6조 세금 투입, 사회적 비용은 환산 불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1주년을 하루 앞둔 가운데, 대통령실이 야당을 향해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근거가 없는 괴담이 거짓 선동임이 밝혀졌지만 괴담의 근원지인 야당은 사과 없이 무책임한 행태만 계속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통령실 “안전 기준 벗어난 사례 1건도 없어”
23일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24일은 야당이 후쿠시마 괴담을 방류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아무런 과학 근거 없는 황당한 괴담이 거짓선동으로 밝혀졌음에도 야당은 대국민 사과도 없이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정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괴담을 이겨낼 길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 뿐이라고 믿어왔다. 이를 위해 해양방사능 조사 지점을 92개소에서 143개소로 확대했고, 수입신고된 모든 수산물에 대한 생산지 증명서를 확인해 왔다”며 “지난 1년간 국내 해역 등에서 시료 채취했고 4만9,600건 중 안전 기준을 벗어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또 “핵 폐기물, 제2의 태평양 전쟁 등 야당의 황당한 괴담 선동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아도 됐을 예산 1조6,000억원이 투입됐다”며 “과학적 근거를 신뢰하고 민생을 위한 정치를 했다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일 수 있었던 혈세”라고 야당을 꼬집었다. 이어 “국민 공포감 증가와 국론 분열로 들어간 사회적 비용은 돈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반성의 시작은 솔직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라며 “광우병,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이어 후쿠시마까지 국민 분열시키는 괴담 선동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가짜 과학이 만든 ‘후쿠시마 괴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당초 후쿠시마 괴담이 확산하기 시작한 시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1차 수습이 마무리돼 가던 10년 전부터다. 당시 초등학교 수준의 ‘과학’과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나는 ‘가짜 과학’(fake science)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가짜 과학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친일 프레임에 익숙한 진행자가 운영하는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은 가짜 과학의 온상이 됐다. 결국 현시점 야당의 정치적 선동에 빌미를 제공한 것은 황색 저널리즘이 무책임하게 퍼 나른 가짜 과학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137톤의 오염수 방류 규모다. 그러나 태평양은 지구 면적의 32%, 바다 면적의 46%를 차지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대양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의 무려 5조 배가 넘는 70경 톤의 바닷물이 들어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한꺼번에 방류하는 것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5㎍(백만분의 1그램)의 오염수를 방류하는 셈이다. 더욱이 후쿠시마의 오염수 137만 톤을 한꺼번에 방류하는 것도 아니다.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하루 방류량은 4인 가족 100가구가 하루에 배출하는 하수‧오수의 총량에 해당하는 120톤에 지나지 않는다. 후쿠시마 해변의 10층짜리 아파트가 태평양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수는 없다는 의미다.
방사능 피폭 후유증과 관련한 괴담에 대해서는 거대한 태평양으로 확산된 방사성 핵종이 인간이나 해양 생태계에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며 ‘궤변’이라고 단정 지었다. 특히 이는 과장 정도가 아니라 날조와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는 수준의 억지로는 아무도 설득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당리당략적 국론분열 ‘괴담 정치’, 피해는 국민 몫
태평양에서 잡힌 수산물은 절대로 먹어선 안 된다는 소문에는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을 예로 들며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핵종이 1군 발암물질인 건 사실이나, 한 번 먹었다고 해서 누구나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암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같은 1군 발암물질인 술‧담배‧가공육‧젓갈‧햇빛‧대기오염에서 일상적으로 확인된 명백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즉각적으로 치명적인 신경 독성을 나타내는 복어 독(테트로도톡신)이나 버섯 독(무스카린)과 같은 급성 독성물질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닷물로 희석해도 오염 물질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괴담에 대해선 독성 물질에 의한 독성은 총량이 아닌 ‘용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일축했다. 근거로는 독성학의 시조인 스위스 의학자 파라셀수스(Paracelsus)가 남긴 ‘용량이 독을 만든다(The dose make the position)’는 독성학 제1원칙을 들었다. 즉 오염수를 희석하면 피폭량(노출량)이 확실하게 줄어든다는 뜻으로, 희석은 기체‧액체 오염물질의 가장 일반적‧현실적인 처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중수소가 어류의 몸속에 축적된다는 주장에는 어불성설이라고 맞받았다. 오염수에서 삼중수소는 독립된 원소 상태가 아니라 물 분자의 일부로 존재하는데, 삼중수소가 결합돼 있는 ‘삼중수소수’는 화학적으로 평범한 수소가 결합돼 있는 ‘물’과 완벽하게 똑같은 만큼, 뼈나 지방조직처럼 생물의 몸에 축적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세슘과 플루토늄의 경우 무거워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우유에 들어있는 유지방‧유단백(카제인)이 플루토늄보다 10배에서 100배 이상 무겁지만 아래로 가라앉지 않는다며, 이는 원자와 분자에는 지구 중력보다 열운동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190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꽃가루의 브라운운동(Brownian motion)이 물 분자의 열운동에 의한 것이란 사실을 밝혀낸 이후 일반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국가적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치권에서 온갖 괴담을 퍼 나르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각종 괴담은 우리 사회 안보에 위협이 되고 비과학성에 지배되는 결과를 낳았다. 더 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란 점이다.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만 봐도 수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았고, 한때 천일염 대란까지 일어나며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런 점에서 오로지 당리당략을 위한 술책으로 선동하는 일부 정치 세력에 대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과학을 부정하고 21세기판 천동설을 고집하고 있다는 날 선 비판도 제기된다. 정략적 목적에서 괴담을 퍼뜨린 뒤 거짓으로 드러나면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고질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