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채권자 2차 회생절차협의회, ‘자율구조조정 연장’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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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채권자 2차 회생협의회 예정
채권단 측 '큐텐 대표 참석' 요청에 법원 수락
구영배 대표도 협의회 참석 의향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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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7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서 고개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몬·위메프(티메프)가 30일 두 번째 회생절차 협의회에 참석한다. 채권단 측이 재판부에 구영배 큐텐 대표의 회생절차 협의회 참석을 건의한 가운데, 구 대표의 출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티메프’ 2차 회생 협의회 개최, 구대표 참석하나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회생법원에서 두 번째 회생절차 협의회를 비공개로 개최한다. 협의회에는 티메프의 각 대표들을 비롯해 채권자협의회 구성원, 채권자 중 참석을 희망해 재판부에서 허가한 채권자, 정부·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지난 20일 위촉된 ‘개시 전 구조조정 담당 임원'(CRO)이 두 회사의 재산, 영업 상황, 자구 계획에 관한 진행 과정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차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채권단 측은 두 회사 측에 CRO 선임을 요구한 바 있다. 채권단 측은 또 재판부에 구 대표의 협의회 참석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대표가 직접 큐텐그룹으로 흘러 들어간 티메프 자금의 규모와 용처를 밝히고, 변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법원이 채권단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구 대표 역시 참석 의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 셀러들 반발에도 KCCW 설립 강행

업계는 구 대표가 협의회에 나오면 더 다양한 채권자 설득 방안을 내놓거나 기존 티메프 투자자들이 책임을 나눠지는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 대표는 미정산 판매대금을 티메프 주식으로 전환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티메프를 합병하기 위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신규 법인 설립도 완료했다.

KCCW 본사 사무실은 큐텐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N타워 근처 한 빌딩 2층이다. KCCW 법인 등기를 살펴보면, 대표이사는 구 대표가 맡았고, 사내이사에는 구 대표와 G마켓 시절부터 함께한 홍현직 큐텐 상무가 이름을 올렸다. KCCW의 자본 금액은 9억9,999만9,990원이며, 주당 발행금액은 100원, 주식수는 999만9,999주다. 사업 내용은 ‘전자상거래에 의한 도소매 및 수출입업’으로 큐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구 대표가 KCCW 신규 법인 설립을 신청한 것은 지난 9일로, 당시 구 대표는 큐텐 전 지분 38%를 합병 법인에 백지 신탁하고, 큐텐은 티메프의 보유 지분을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받아 100% 감자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본 셀러들을 KCCW 주주로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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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테이블엔조이 홈페이지

티메프 사태 후폭풍, 계열사·협력업체도 줄도산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셀러)들이 대주주가 되는 형태인데 정작 셀러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 대표가 ‘책임지는 척’만 한다는 입장이다. 한 셀러는 “피해 규모가 1조원대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는 피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보여주기식 용도 외에 셀러들과 소비자들에게 진짜 도움되는 게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에게 주주로 들어오라고 하는데 누가 가겠나”라고 덧붙였다. 한 소비자는 “법인 세울 돈이 있었으면 우리 돈부터 환불해 줬어야 한다”며 “책임지는 척만 하는 모습에 치가 떨린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또 다른 셀러는 “피해 기업들이 줄도산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 현실성이라곤 전혀 없는 방안”이라며 “구 대표 자신과 큐텐의 해외 재무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재산을 티메프에 증여해 판매 대금 정산과 소비자 환불부터 정상적으로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티메프 사태 여파로 자금난 압박이 심화하면서 큐텐 계열사에 이어 협력업체까지 줄줄이 기업회생 신청에 나서는 등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모바일 교환권 발행업체 엠트웰브가 기업회생 신청을 했으며 가전 가구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렛츠’도 영업을 돌연 종료했다. 27일에는 식당 예약·식사권 판매 플랫폼 ‘테이블엔조이’가 기업 회생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설립된 테이블엔조이는 온라인 식당 예약 서비스로 시작해 식당 식사권을 유통해 왔는데, 티메프와 AK몰로부터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빠졌다.

여기엔 모회사의 경영난 영향도 크다. 티메프 사태 이후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된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처 해피머니아이엔씨가 테이블엔조이 지분 57.4%를 갖고 있다. 해피머니아이엔씨 역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및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들은 이번 2차 협의회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피해 기업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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