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미사일 180발 발사한 이란, 이스라엘은 헤즈볼라·하마스 공습으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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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에 대규모 탄도미사일 발사
"후과 따를 것" 보복 암시한 이스라엘, 헤즈볼라·하마스에 반격 감행
불안정해진 중동 정세, 시장 불안감 고조되며 국제유가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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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4월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 만이다. 공개적으로 보복을 시사한 이스라엘군(IDF)은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물밑 공격’을 이어가던 양국의 분쟁이 점차 격화하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확전에 대한 시장 우려를 발판 삼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이란의 미사일 공습

1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180여 발로 추산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 군사기지 3개가 타격을 받았다”며 “미사일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이란의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이란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사실이 포착된 이후, 이스라엘 전역에는 공습경보 및 방공호 대피령이 내려졌다. 외신들은 목격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 폭발음이 연쇄적으로 들렸다고 전했다. 대피령은 약 1시간이 지난 뒤 해제됐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미사일 상당수가 요격됐지만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서 일부 타격이 있었다”고 브리핑을 통해 설명했다. 이어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후과가 따를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보복) 계획이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직접적 반격 나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군사적 보복을 시사한 이후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주의 정당이자 준군사 단체고,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과격 이슬람 단체 중 최대 규모 조직이다. 이스라엘,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등 다수의 국가는 하마스를 공식적으로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레바논 보안군 소식통을 인용해 2일 새벽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기지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을 적어도 5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지역에서는 여러 차례 굉음이 울렸으며, 화재 발생 사실이 확인됐다는 전언이다. 단 해당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학교 2곳에도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학교를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지휘 통제 센터’로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 가자지구 내 학교 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는 중이다. 직접적인 충돌을 최대한 피하며 ‘물밑 공격’을 지속하던 양국이 본격적으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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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시장 불안감 고조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 중 한때 직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폭등했으며, 2.44% 오른 배럴당 69.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6달러(2.59%) 뛴 배럴당 73.56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이날부터 12월 인도분을 벤치마크로 조정했다.

국제 유가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양국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공포심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3위 원유 수출국”이라며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벌일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시장 상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이상, 국제유가는 한동안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상황과 관련해 클레이 시겔 원유시장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직접 타격하기 위한 군사적 공세를 확대하길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석유 시설들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석유 생산 시설과 수출 시설을 공격할 경우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 생산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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