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인당 GDP, 올해도 일본·대만 앞선다” IMF의 낙관적 전망, 환율 착시 효과에는 주의해야

160X600_GIAI_AIDSNote
韓 올해 1인당 GDP 3만6,132달러 추정, 일본·대만 꺾어
엔화 약세로 인한 착시 효과, 반도체 시장 상황 등 '주목'
"경쟁국과 비교 전에 4만 달러 벽부터 넘어야" 비판도
gdp_pe_20241024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과 대만을 여유 있게 앞설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이 나왔다. 더욱이 한국은 오는 2027년 GDP 4만 달러(약 5,500만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표면적인 수치만을 믿고 현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韓 1인당 GDP, 경쟁국 대비 우위

2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IMF는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6,132달러(약 4,990만원)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3만5,563달러)보다 1.6% 증가한 수치다. IMF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지난 2021년 3만7,518달러에서 2022년 3만4,822달러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 전환했다.

반면 올해 일본의 1인당 GDP 추정치는 3만2,859달러로 지난해(3만3,899달러)보다 3.1% 감소했다. 그만큼 한국과의 격차가 더 커진 셈이다. 대만의 1인당 GDP는 지난해 3만2,404달러에서 올해 3만3,234달러로 2.6% 성장, 일본을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한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내년의 경우 한국과 일본, 대만 사이 격차가 올해보다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IMF는 내년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7,675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일본(3만3,234달러)보다 2,064달러, 대만(3만2,859달러)보다 2,751달러 각각 높은 수준이다.

“수치상 호전에 안주해선 안 돼”

다만 IMF 보고서를 접한 전문가들은 수치상 호전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IMF가 ‘달러’를 기준으로 국가별 GDP를 계산한 만큼, 환율 등으로 인한 ‘착시 효과’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일본의 달러 기준 1인당 GDP 하락에는 최근 이어진 엔저 기조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월 말까지만 해도 133엔대에 머물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한때 153엔 수준까지 하락했다. 엔화 약세의 원인으로는 △비교 대상 통화인 달러화의 구조적 강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예측으로 인한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일본 경제 자체의 취약성 등이 지목된다.

산업계는 일본과 대만이 반도체 등 미래 산업 부문에서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업계 1위 업체 TSMC를 보유한 대만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 TSMC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은 수치에 안주하지 않고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62.3%에 달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대표 플레이어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1.5% 수준이다.

GNI_20241024

지지부진한 1인당 GNI 성장세

일각에서는 경쟁국과 생산성을 비교하기 이전에 지지부진한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 성장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인당 GNI는 GDP에 국민의 해외 소득을 더하고 외국인의 국내 소득을 뺀 값을 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GDP에 기반을 둔 만큼 분모가 되는 소득에는 가계, 기업, 정부가 벌어들인 돈이 모두 포함되며, 분자가 되는 인구수에는 주부나 어린이, 은퇴자 등 돈을 벌지 않는 인구가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1인당 GNI 4만 달러의 장벽을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통계 기준 연도를 2020년으로 개편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1인당 GNI 3만 달러 달성 시점은 2017년에서 2014년으로 당겨졌다. 이후 10년간 한국은 ‘3만 달러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6,194달러에 그친다. 한국보다 앞서 1인당 GNI 3만 달러를 기록한 미국·독일·영국·프랑스 등이 평균 약 6년 만에 4만 달러 선을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다만 정부는 수년 내로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우리 정부 내에서 1인당 GDP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경제성장률이 받쳐줘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환율 움직임도 중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IMF 역시 한국이 2027년 처음으로 1인당 GDP 4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대로 1인당 GDP가 성장할 경우 GDP에 기반을 두는 1인당 GNI 지표 역시 개선될 확률이 높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