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한국도 함께 문안 협의
북한인권결의안 초안 마련, 한국 및 주요국과 협의 진행 북한의 인권침해, 식량 위기 등 인도적 상황에 대한 우려 군사적 도발 일삼는 북한, 국제사회에서 고립 당하나
올해 유럽연합(EU)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두고 주요국과 협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한국도 이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외교가에 따르면 EU는 올해 연말 유엔 총회에 상정할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을 마련하여 한국 및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했다.
한국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다시 참여
한국은 올해 4년 만에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이름을 올릴 계획이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왔으나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당시 문재인 정부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참했다.
그러다 지난 7월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5년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대사로 임명됐다. 이로써 북한인권 외교 정상화에 초석이 다져졌다. 통일부 권영세 장관은 지난달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김범수 세이브NK 대표를 북한인권재단 이사로 추천하고 국회에 재단 설립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엔의 북한인권 문제 논의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에서 매년 채택되고 있는 북한인권 결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2003년 제59차 유엔 인권위원회가 처음으로 북한인권 결의를 채택되었다. 그와 함께 유엔 총회에서는 2005년부터 북한인권 결의가 채택됐다. 유엔의 총회 결의는 북한에서의 인권침해, 식량 위기 등 인도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포함됐고, 북한의 개선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관련하여 인권이사회 결의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에 포함된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명과 임무 갱신을 요청한다. 또한 북한과 유엔 등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를 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북한대사, 북한인권결의안은 정치적 목적 주장
19일(현지시각)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유엔총회 제77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인권 증진 및 보호와 관련된 일반토의에 참석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인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기된다”며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에 근거해 특정 국가의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것이야말로 인권 침해이고 해당 국가 주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등을 비판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이 국제 ‘인권 재판관’ 행세하며 많은 공격을 받는 개발도상국과 달리 자국 인권 문제에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 우선 정치를 통해 북한 주민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며, 모든 인간이 평등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의 코로나19 100일 종식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다시 참여한다는 결정은 전임인 문재인 정부의 무너진 인권 외교를 바로 잡아 북한 인권 문제의 다국적 공론화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소극적 인권 외교를 비판했고, “윤석열 정부는 5년간 공석이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북한인권대사)를 임명하고,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는 등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다시 시작된 북한의 군사적 도발
최근 북한이 남측의 군사훈련을 명분 삼아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포 사격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은 중국의 당대회 3일 차인 18일 오후 10~11시부터 서해와 동해의 9·19 군사 합의상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포함된 구역에 포탄 250여 발을 퍼부었다. 이 도발은 14일 이후 나흘 만에 일어난 일이다.
우리군은 이번 북한의 포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경고 통신을 여러 차례 시행했다. 이에 합참은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히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공군이 군용기 250여 대를 동원한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을 5년 만에 실시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의 강력한 공군력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공군은 18일 “이달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비판하는 이유는 강대국들이 연합하여 자신들을 복종시키려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인권 유린자, 비정상 국가로 낙인찍어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럴지라도 최근 미사일이 일본 영토를 통과하고,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등 무차별적인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국제 사회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