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사능 물질인 ‘세슘’도 ‘삼중수소’도 동해 검출 無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태 이후 동해 세슘 농도에 변화 없어 20일까지 생산단계 수산물 방사능 결과도 ‘전부 적합’ 해수부 “세슘-137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해역에 영향X 억측 그만둬야”
올여름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를 우리 동해 해역에 방출할 것이라는 소식에 여론은 “이제 방사성 물질이 우리 바다에 들어온다는 것이냐”며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천일염, 다시마, 미역 등 수산식품은 ‘후쿠시마 원전수가 풀리면 오염돼 먹지 못한다’는 말이 떠돌며 사재기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에서는 우리 정부에서 철저하게 해역을 감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눈에 띄는 문제도 보고된 바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우리 바다는 안전” 동해 세슘 농도 증가 경향 X
21일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을 통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해양 방사능 조사보고서를 제시하며 “2011년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동해바다의 세슘 농도는 특별히 증가한 경향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는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동해 해역의 세슘 농도가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언급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해 해역은 원전 사고 이전인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세슘-137 농도가 약 0.001 베크렐(Bq/kg)에서 약 0.004 베크렐(Bq/kg) 사이로 관측됐으며, 원전 사고 이후인 2011년부터 2020년까지는 약 0.001~0.002 베크렐(Bq/kg) 사이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하는 식수 기준인 10베크렐 대비 약 3,600분의 1 미만인 수치로 극히 낮은 수준이다.
송 차관은 이외에도 동해 해역·수산물 안전관리 현황에 대해서 지난 20일 오전까지 생산단계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는 총 43건(올해 누적 4,451건)으로 전부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2주 동안의 유통단계 수산물 방사능 검사도 전부 적합이었으며, 지난 19일~20일 추가된 일본산 수입 수산물 중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슘-137, 후쿠시마 원전수의 위험?
이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제기된 세슘-137(Cs-137)은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방사성 동위원소(양자수는 같지만 질량수가 다른 원소) 중 하나다.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핵실험의 결과로 발생하는 인공원소로, 세슘-137 농도를 통해 방사능 낙진의 영향을 가늠하기도 한다. 세슘-137의 반감기(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는 약 30년이며,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도 누출된 바 있었다. 현재 습도계, 밀도계, 유량계 따위의 공업용 기계, X선 등의 의료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정상세포가 이에 노출되면 암 등이 발현하거나 노출된 정도가 크면 화상을 입고 사망할 수도 있다.
2008년 한 연구진은 세슘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쥐의 신경염증 반응을 살피기 위해 실험용 쥐의 식수에 400베크렐(Bg/kg)의 세슘을 섞어 3개월간 전두엽과 해마의 추이를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장기간에 걸친 저선량 방사성 세슘-137의 내부 피폭은 쥐의 해마에 신경 염증 반응을 하게 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현재 국내 방사능 식품 안전 기준은 370베크렐(Bg/kg)이다.
철저하게 감시 중인 우리 해역 방사능 수치, ‘핵 폐수 방출’ 절대 아냐
이와 더불어 정부는 일본이 올여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예고한 만큼 해역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지난 19일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오염수 검증 관련 일일 브리핑을 통해 “해양 방사능 조사지점을 현재 92개에서 200개로 확대하고, 확대된 지점의 세슘과 삼중수소의 분석 주기는 현행 1~3개월에서 2주까지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해양 방사성 물질은 해수부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조사하는데 해수부는 연안 중심을, KINS는 5km부터 200km까지 먼바다 연근해 위주로 감시하고 있다. 각각 지점을 구분해 매년·매월 방사능을 분석하며, 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연관된 세슘과 삼중수소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송 차관은 “지난 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방출된 오염수 중 삼중수소는 4~5년 후부터 우리 바다로 유입되어 10년 후 우리 바다의 평상시 삼중수소 농도의 약 10만분의 1 수준인 0.001세제곱미터당 베크렐(Bq/㎥) 내외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일본 정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방사능 유해 물질(스트론튬-90, 세슘-137등)을 제거해 방류한다고도 덧붙였다.
대다수 전문가는 ALPS가 인체에 해로운 삼중수소는 충분히 제거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삼중수소수의 인체 내 생물학적 반감기는 7~14일로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매우 많은 양을 먹어야만 유해성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서울대 해양연구소장인 조양기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후쿠시마 앞바다의 세슘과 삼중수소의 농도 기준을 1로 했을 때 약 1조분의 1에 해당하는 낮은 농도의 값이 우리나라 제주도 연안에 7개월 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도된다”며 “이 정도의 값은 아주 미미한 것으로 한강에 잉크 한 방울 떨어뜨렸을 때 확산에 의해 완전히 희석된 후의 농도의 값과 유사한 값”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