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히건, 중국 VIP 모시기에 총력 “韓 카지노 지형도 바꾸나”

160X600_GIAI_AIDSNote
美 모히건, 중국 자본 흡수 '허브' 목적으로 영종도 낙점
카지노산업 성장성·지리적 이점·K-컬처 '삼박자'
인스파이어리조트, 카지노 큰손 중국 VIP 모시기 총력
Inspire_PE_20240929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전경/사진=인스파이어

미국 복합리조트 개발·운영기업인 모히건이 한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국내 카지노산업 지형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모히건이 국내에서 건설 중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에만 수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선 국내 카지노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카지노업체들의 명암도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46년까지 6조원 투자 계획

29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모히건은 인천 영종도 인천공국제공항 인근 제3국제업무단지에 초대형 복합리조트를 조성하는 ‘인스파이어 프로젝트’를 위해 2016년부터 8년간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인스파이어는 호텔 3개동과 아레나, 복합쇼핑몰,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시설을 갖추고 올해 3월 정식 개관했다.

모히건의 대규모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최종사업자로 선정되면서 2046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4단계에 걸친 개장 전략을 세우기로 약속했다. 올해 인스파이어의 개장은 ‘1A 단계’며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에 ‘1B 단계’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모히건의 1B 단계 계획 안에 테마파크, 골프장, 실외 워터파크 등 야외 편의시설 조성과 관련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한다. 모히건이 문체부로부터 허가받은 부지는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436만㎡(약 132만 평)에 달한다. 특히 테마파크에 대해선 이미 한 차례 미국 파라마운트 픽처스와도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던 만큼 향후 방향성을 바꿔 건립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더해 모히건이 인스파이어 카지노 사업에 대한 재보수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인스파이어의 카지노가 시장에 연착륙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에 부응하는 매출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카지노협회 등 유관기관에 따르면 인스파이어의 카지노 월 매출은 올해 2월 3일 개장한 이후 지속 우상향해 현재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카지노 업체들의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실제 인스파이어의 카지노 매출은 같은 영종도에 위치한 올해 파라다이스시티(월평균 347억원)나 서울 소재 워커힐(월평균 288억원)과 비교해 다소 떨어진다.

Inspire_PE_20240929_002
인스파이어 리조트 메인 로비 ‘호라이즌 홀’/사진=인스파이어

미중 갈등에도 美 자본의 중국 사랑은 굳건

모히건이 영종도를 낙점한 배경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있다. 영종도는 중국과 일본을 사이에 두고 양 국가의 VIP를 모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곳이다. 특히 중국 VIP들이 중국 공안이 정보망을 꿰고 있는 마카오를 꺼린다는 점은 영종도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모히건이 인스파이어 카지노를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한 이유도 큰손 중국인 수요를 빨아들이기 위함이다. 인스파이어 카지노는 2개 층에 걸쳐 150개 이상의 게임 테이블과 390대의 슬롯머신, 160석의 전자 테이블게임(ETBG) 스타디움을 갖췄고, VIP 모객을 위한 전용층 등 프리미엄 공간도 구성하고 있다. 인스파이어 카지노의 면적은 1만4,372㎡(약 4,347평)로 인근의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8,726㎡)과 비교해도 64%가량 넓다.

세계적인 K-컬처의 인기도 모히건에는 반가운 상황이다. 인스파이어는 1만5,000석 규모의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인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아레나는 국내 뮤지션 뿐만 아니라 마룬파이브 등 글로벌 뮤지션들의 공연이 진행되며 라이브 공연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치솟고 있는 K-팝의 인기와 모히건이 미국 최고 공연장 ‘선 아레나’을 운영해 온 경험도 향후 고객 모집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카지노社 명암 갈릴 듯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진행될 투자도 매출 확대를 위한 중국인 VIP 마케팅 강화와 인력 충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카지노는 현재 중국 VIP 고객 확보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인스파이어가 회계 정산을 마치는 9월 말(인스파이어의 회계 기준일 10월~9월) 이후 마케팅 인력 자원을 충원하기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모히건의 투자가 확대될수록 국내 카지노산업의 지형도 역시 크게 변화될 예정이다. 모히건이 인스파이어를 통해 제시하는 복합리조트의 편의시설과 콘텐츠, 카지노 등이 ‘뉴 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카지노업체들의 경쟁력도 갈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간 국내 카지노 산업은 내륙에선 파라다이스와 GKL이 시장을 양분하고, 제주에서는 롯데관광개발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형태다.

하지만 모히건의 참전으로 대규모 복합리조트 시설을 갖춘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을 제외한 영세한 카지노업체들은 경쟁력을 잃고 도태될 수 있다는 평가가 팽배하다. 시장 한 관계자는 “모히건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국내 카지노산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다만 국내 영세한 카지노들은 모히건과 파라다이스가 이끄는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