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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뽑] ㉟'클라우드1.0'=Serverless, '클라우드2.0'=개발자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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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th Lee
Bio
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이제 1.0에서 2.0으로 진화 중, 워드프레스도 호스팅 서버 글로벌화 진행 중
서버 기술 적용도 쉬워져, 서버도 필요없고, 개발자도 필요없는 시대로
클라우드1.0은 서버 필요를 없앴고, 클라우드2.0은 서버 개발자 필요를 없애는 중

워드프레스로 웹사이트들을 구축하면서 각종 정보를 찾다보면, 글로벌에 굉장히 많은 회사들이 '호스팅'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기네 호스팅을 홍보하기 위해서 각종 워드프레스 관련 정보들을 Knowledge base로 만들어 놨는데, 우리 회사가 인력이 있으면 그 콘텐츠들을 깔끔하게 번역해서 한국에 정보 공유를 해 주고 싶을 정도다. 그런 정보가 한국어로만 널리 퍼져 있어도 지금보다 한국의 워드프레스 활용도가 훨씬 더 높아졌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번역기가 완벽하질 않아서 결국 사람이 붙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안타깝게도 그런 인건비를 들여봐야 국내에선 돈 벌이가 안 될 것 같아서 크게 생각은 안 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이번 [개안뽑]을 시작으로 앞으로 1년 남짓 동안 개발자들을 고용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외주 솔루션을 쓰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 선택인지, 워드프레스가 지난 20년간 만들어놓은 생태계가 얼마나 많은 영역을 두루두루 커버하고 있는지가 잘 알려지고나면 다시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 한국에서 그런 커뮤니티 관리 인력이 자체적으로 양산되면 좋겠지만, 아마 이걸 한국어로 관리하려고 하면 결국에는 그런 한국어 기반 전문 인력을 회사 안에서 키우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개발자-안-뽑음_202312

클라우드 서비스의 진화, 워드프레스 호스팅 서비스들

그런 호스팅 서비스들 사이에서도 서로 경쟁이 치열하고, 어느 서비스가 더 빠른 속도 + 낮은 가격을 제공하고 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패키지들을 쉽게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영어권 관련 커뮤니티에서 연일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어차피 내 서버를 직접 만들어 쓰고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진 않지만, 유럽이야 우리 본사 사무실에 서버 두면 된다고 쳐도 미국에 직접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다시 한번 고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한번 훑어본 적이 있다.

미국 내에 서버 위치를 1~2개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AWS가 갖고 있는 모든 지역 서버를 다 제공해주는 경우도 봤고, 자기네가 직접 지역별 서버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 경우도 본다.

하드웨어를 지역 거점에 배정하는 것은 둘째 문제고, AWS가 개발자들 전용으로 각종 라이브러리를 최적화해서 지원했듯이, 워드프레스 전용으로 쓰이는 속도 개선용 캐시 프로그램들을 이미 다 적용해놨으니 단순히 워드프레스만 설치하면 된다고 홍보하는 서비스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이미지 파일들을 글로벌 서버에서 제공해주는 CDN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회사들도 봤다.

이런 식으로 과거 AWS, Azure, GCP가 했던 클라우드 서비스들의 확장 버전을 이미 워드프레스 호스팅 서비스에서 본격적으로 제공해주게 된 것이다.

GoogleAnalytics_OTTRanking_20240115
GoogleAnalytics_OTTRanking_20240115

그냥 호스팅 쓸 껄, 굳이 내가 직접 만들었나...?

마지막으로 호스팅 서비스를 썼던 것이 2019년 상반기로 기억하는데, 그 이후로는 호스팅에 아예 관심을 안 뒀던 탓에 얼마나 서비스가 진화했는지 몰랐다가, 이번에 워드프레스 서버 직접 만들면서 각종 고생 중에 곁다리로 호스팅 정보들도 알게 되면서 좀 후회를 했었다. 굳이 내가 직접 서버를 만들겠다고 무리한 고생을 할 것 없이, 이미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 호스팅을 쓰는 편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는 지식이 쌓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는 Redis Object Cache를 붙여서 돌리려고 이런 저런 셋팅 끝에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플러그인을 하나 설치하고 약간의 Configuration 조정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셋팅을 못 바꾸는 부분도 많아서 답답하더라. 근데 한 호스팅 업체는 Redis를 고가 버전을 구매해서 사용자들에게 라이선스를 분배하는 방식이던데, Redis를 심지어 분산 서버로 Primary - Slavery로 셋팅할 수 있는 고급 옵션마저 GUI로 간단하게 구성해놨더라. 그걸 썼으면 굳이 PHP-Redis를 설치하고, Parameter를 고치다가 시스템이 다운되는 각종 고난을 하나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말을 바꾸면, 서버 개발자를 외주 주는 작업과 워드프레스 호스팅을 쓰는 작업이 사실상 동일한 결과물을 주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4년 반 남짓 전에 영어권 호스팅 서버를 끄던 날, 내가 가졌던 가장 큰 불만은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 서버를 한국에서 접속하는게 너무 느리다는 거였다. 2024년 새해가 밝은 지금, 같은 종류의 불만을 가져야 할 이유는 없게 됐다. 오히려 나는 1주일을 고생해야 하는 각종 서버 전용 프로그램들을 클릭 몇 번으로 효율화시켜서 작동시킬 수 있는 수 많은 서비스들을 내놨더라.

클라우드가 실제로 필요했던 회사 = 호스팅 서비스 수준의 글로벌 스케일 회사

돌이켜보면, 실제로 AWS, Azure, GCP 같은 클라우드가 필요했던 회사들은 호스팅 서비스 수준으로

  • 글로벌 서비스가 있어서 해외 각지에서도 서비스 접속 속도가 빠르게 지원해야 되는 와중에
    • 각각의 사용자가 콘텐츠를 계속 생산해내는 서비스 (즉 Dynamic 서비스)인 경우
      • *Dynamic 서비스: 사용자가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것처럼 DB와 계속 정보가 교류되어야 하는 서비스
  • 평소에는 대부분의 서버가 놀고 있지만, 가끔은 트래픽이 폭증하는데
    • Static 서비스였으면 단순히 캐싱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닌 경우
      • *Static 서비스: 사용자가 로그인 안 하고 글만 보고 가는 서비스
    • DB에 돈을 쓰는 상용 서비스인데 DB 비용을 CPU 코어 숫자로 책정하는 경우

정도 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특히 CPU 코어 숫자에 따라 DB 비용을 지불하는 기존 관행 덕분에 Oracle 같은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수익을 냈었는지 생각해보면, 필요할 때마다 CPU 코어를 추가한다는 개념이 IT회사들의 비용 절감인 동시에 Oracle의 수익성 악화에 상당한 기여를 해 줬으리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을 바꾸면, 일반적인 Static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은 굳이 클라우드가 필요 없었다. 예를 들어, 언론사처럼 글 쓰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글만 보고 가고, 댓글도 안 다는 서비스라면 아예 클라우드가 필요하질 않았다. 글로벌 접속자가 있는 경우라면 요즘 Cloudflare가 하는 것처럼 캐시 서버를 해외에 두는 정도가 전부였을 것이다. 처음 클라우드가 나왔을 때만 해도 미국 회사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 수십개의 서버 포인트를 둬야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왔는데, 과연 그런 서비스가 필요한 수준의 글로벌 회사가 얼마나 됐을까?

요즘 영어권에서 트래픽이 들어오는 서비스들에 댓글을 달 수 있도록 각종 기능을 추가하는 중에, 최소한 영어권 전용 서비스들은 클라우드를 써야할까에 대해서 고민 중인데, 내가 무슨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회사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영어권 방문자들이 댓글을 대규모로 쓰는 서비스가 되고 나서야 할만한 생각이다 싶어서 관심을 끊어버렸다.

즉, 우리나라에 클라우드가 반드시 필요한 회사는 많아봐야 50개 남짓 밖에 안 되었을 것이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가 더 확대되면서 호스팅 서비스들이 진화하니 해외 전문 업체들이 한국에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 덕분에 서버 개발 잘 모르는 사람이 고생하며 직접 서버를 만드는게 아니라, 그냥 해외에서 만들어 준 서버를 서버 개발자 1명 뽑지도 않고 운영할 수 있는 시장으로 진화한 것이다.

개발자들이 클라우드 시장을 키워줬는데, 덕분에 개발자가 필요없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클라우드1.0'은 단순히 서버 빌리고 셋팅 지원만 받는 수준, '클라우드2.0'은 서버 개발자를 대체하는 수준

우리 SIAI학생 중 하나가 요즘 [개안뽑]으로 정리되고 있는 회사의 이런 저런 시스템 업그레이드 이야기를 듣더니,

  • 대표님이 원하시던 시스템을 드디어 구축할 수 있게 됐네요. 개발 다 내보내고 나니 이젠 올라갈 일만 남은, 뭔가 좀 이상한 상황이 됐네요

라는 표현을 쓰던데, 과거에 개발자가 몇 명이냐로 VC들이 스타트업의 가치를 매기던 것에 비하면 거의 '천지개벽' 같은 관점이기 때문에, 아무리 날 잘 알고 SIAI에서 공부하면서 개발 라이브러리 베낀 정도가 아니라 수학 지식 응용도가 회사 기술력의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위의 워드프레스 호스팅 서비스들을 안 쓴 것을 후회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제는 아예 서버 개발자 자체가 필요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는 생각을 하게 됐다.

AWS가 주도했던 '클라우드1.0' 시대에는 서버라는 도구를 대체해준다는 이유로 'Serverless' 시스템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제 '클라우드2.0' 시대가 되면서 아예 서버 개발자가 없어도 어지간히 고급 서버를 운영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나 스스로 체감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몇 달간의 좌충우돌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이런 시대 흐름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생각은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서버 보안 비용부터 시작해서 수 많은 시행착오와 관련된 각종 비용들을 저런 고급 호스팅 서버들을 썼으면 하나도 안 지불해도 됐었을 것이다.

이미 워드프레스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면서 이제 더 이상은 (한국에서) 개발자를 뽑을 필요가 없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에 서비스가 더 확장되면 해외에서는 개발자를 뽑아야하지 않을까는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들이 있었다. 이젠 그 두려움마저 사라진 상태다.

거꾸로 한국에서 워드프레스 서비스를 한다고 했을 때, 굳이 내가 서버를 구축하려고 고생할 것이 아니라, 해외 서버 중 한국에서 서비스 되는 기관을 골라, 일종의 중간 거래 기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해외 호스팅 서비스와 한국 일반 사용자를 잇는 중계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내가 서버 비용을 부담해야 할 필요도 없고, 시스템을 관리해야 할 필요도 없다. 굳이 따지자면 한국 사용자들이 언어적 장벽을 느끼는 부분을 해결해주고, 한국 사정에 맞도록 시스템을 고쳐주면 된다.

가깝게 지내는 한 사모펀드 관계자가 'SIAI 가면 AWS 같은 그런 개발 기술도 배우고 그러나요? MBA에서도 그런거 배우나요'라는 표현을 쓰던데, 어차피 AWS 같은 '도구'를 배워야 할 필요가 애초부터 없었고, 그런건 그 때도 자기 혼자서 문서 몇 개 읽어볼 일이지 학위 과정 콘텐츠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그런 지식을 갖춘 인력을 채용할 필요조차 없는 시대가 왔다.

  • 클라우드1.0 = Serverless 시대
  • 클라우드2.0 = Server 전담 개발자less 시대

가 된 것이다.

물론 고급 서버를 운영해야하는 대형 IT기업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문 인력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으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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