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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안뽑] ㉛무능하면 한국 개발자 채용, 똘똘하면 해외 개발자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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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onths
Real name
Keith Lee
Bio
Head of GIAI Korea
Professor of AI/Data Science @ SIAI
모든 해외 개발자들이 다 한국 개발자들보다 우월한 것은 아냐
다만 해외에서 살아남은 개발자들은 한국 개발자들보다 훨씬 덜 게으르고, 시장 친화적
굳이 게으르고 학습 속도 느린 한국 개발자들에게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할 이유가 없어

해외 유료 플러그인을 구매한 후에 뭔가 잘 안 되는 것이 있어서 질문 메일을 보내면, Q&A를 받아주는 담당자가 굉장히 그 플러그인을 잘 알고 있는 것을 넘어, 워드프레스 시스템 전반에 대해서 상당한 경험치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멤버십 플러그인을 써서 가입자들의 권한을 지정하고, 그 권한에 따라 볼 수 있는 글을 구분해놨는데, 가끔 Cache가 내 의도와 다르게 움직여서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서 남은 Cache가 권한이 없는 사람에게 보여주는 경우가 있었다. 회사에서 쓰고 있는 Cache가

  • WP-Rocket + Nginx
  • Nginx FastCGI (및 OPCache)
  • Redis Object Cache
  • Varnish Full-Site Cache
  • Cloudflare APO

였고, 지금은 이런저런 작업들이 더 추가된 상황인데, 우리 회사 상황을 웹페이지 Header로 읽은 다음, 몇 가지 작업을 해달라고 그러더라. 내가 제대로 못 했는지 해결이 안 되니까 Temporary Login 계정을 받아가서 문제를 해결해줬다. 서비스를 오래 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각종 질문에 답변해주면서 자기 스스로도 이런저런 정보를 더 찾아봤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됐을 것이다.

개발자-안-뽑음_202312
개발자-안-뽑음_202312

'내 플러그인 잘못이 아니다'라는 인도인 개발자와 '모르겠는데요'라는 한국인 개발자

해외 개발자들 덕분에 여러 시스템 개선이 이뤄진 탓에 해외 개발자들을 찬양(?)하지만, 무조건 긍정적인 경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끔은 회사 서비스에 핵심인 기능인데 안 된다고 해결책을 알려달라고 하면, 그건 자기네 플러그인 잘못이 아니라며 모르겠다고 나오고, 그럼 못 쓰겠으니 환불해달라고 그러면 너네 사정이라면서 화를 내는 경우도 은근히 자주 겪는다. 대부분은 중동, 인도 개발자들에게서 겪는 사건들인데, 가끔은 X 밟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도 하고, 이건 아니다 싶은 경우에는 그 플러그인이 홍보될만한 곳들에다가 내가 겪은 경험담을 이메일 증거, 결제 증거를 담아서 공유해준다. 며칠 지나고 나면 자기네 플러그인을 검색할 때 그 경험담 글이 최상위에 올라오니까 글 내려달라면서 환불을 진행한다.

그 플러그인은 멀쩡하게 개발한건데, 단지 내 역량 부족으로 다른 충돌을 해결을 못했다면 굳이 그런 진상 짓을 하지는 않지만, 플러그인 자체의 기능이 문제인데 외면하면 나도 한 성깔하는 사람이라 곱게 넘어가지는 못하겠더라.

고작 100달러가 안 되는 돈 때문에도 그렇게 불편한데, 몇 달, 몇 년째 데리고 있는 개발자가 '모르겠는데요'라며 자기 사정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면 어떻게 해야할까?

"넌 왜 그렇게 X청하냐?"고 윽박지르고 싶은 걸 지난 몇 년간 꾹 참으면서 사업을 해 왔는데, 이제 더 이상 개발자들에게 끌려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플러그인 하나 샀다가 작동 안 하면 다른 거 구매하면 된다. 설명을 잘못 읽었거나, 내가 잘 못한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플러그인이 문제의 원인이라면 위에 쓴대로 그들의 판매 채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해버린다.

공부 안 하는 개발자, 도태되는 개발자, 실력없는 개발자

사소하게 SSL 인증서 문제를 하나 살펴보자.

난 이번에 서버부터 웹사이트를 전부 다 새로 만들면서 Nginx 서버는 Letsencrypt가 SSL 인증서를 무료로 배포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3개월마다 연장하면 되던데, 요즘은 Cloudflare를 쓰면서 모든 웹 트래픽을 Cloudflare가 받아주니까 우리 서버의 SSL 인증서가 쓰일 일마저 거의 사라진 상태다.

그런데, 개발자들이 만들어 준 시스템은 Nginx 대신에 Apache를 썼고, 내가 1년에 한번씩 SSL 인증서를 구매해서 웹서버에 매번 설치해줬었어야 했다. 운영 중인 웹사이트가 1개가 아닌데다, 서브 도메인들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Wildcard SSL을 구매했었는데, 큰 돈은 아니지만 지난 몇 년간 백만원 남짓의 돈은 써야 했다.

만약 그 개발자들이 Nginx로 서버를 만들고 Certbot을 이용해 Letsencrypt에서 발행한 SSL 인증서를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고, Ubuntu에서 .sh로 배치작업을 돌려서 3개월 연장을 신경 안 써도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다면 내가 굳이 SSL 인증서 구매하는데 돈을 써야 했을까? Cloudflare를 앞에 붙여놓으면 SSL 인증서 고민을 그쪽에서 대신 해준다는걸 그들이 알려줬다면 10개도 넘는 웹사이트 하나하나에 SSL 업데이트 해 줄려고 매번 0.5일씩 시간을 써야 했을까?

정말 사소하고 부질없는 내용인데다, 찾아서 읽고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Nginx로 서버를 바꾸는 부분이 큰 도전이라고 생각이 되긴 하는데, 내가 개발자라면 거꾸로 Apache보다 Nginx가 더 성능이 좋다고 하니까 바꿔보고 싶다고 먼저 제안을 했을 것 같다. 실제로 이번에 서버 바꾸면서 아무것도 몰라 큰 고생을 했지만, 끝까지 Nginx에 고집을 피웠던 것도 속도 차이에 대한 각종 평가들을 봤기 때문에 욕심을 냈던 탓이었다.

이게 회사가 기회를 안 주는 것이었나? 아니면 본인이 먼저 나서지 않은 것이었나?

무능하면 한국 개발자 채용, 똘똘하면 해외 개발자 채용

지난 몇 달간 모든 시스템을 직접 다 만들면서, 해외 개발자들과 계속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내가 정말 2류, 3류 개발자들을 뽑아놓고 어리석은 짓을 했었구나는 자책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했었다. 모든 것은 내가 무능했기 때문이다. 가까운 지인 누군가의 지적처럼, 그 영어 실력 놔 두고 왜 한국에서 이상한 애들 뽑아서 돈 날리고 시간만 날렸나?

나는 무능한 인간이기 때문에 이걸 몇 년간 수십억원의 개발자 급여를 주고서야 깨달았다.

난 개발자들을 막노동 판의 벽돌 짊어 나르는 인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가 벽돌을 나르건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택배 상하차도 문제만 안 일으키면 할 수 있는 일은 거기서 거기다. 누가 좀 더 빨리 작업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 개발이라는 것이 벽돌 짊어 나르는 업무가 아니라, 미장이 업무, 창문 붙이기 업무 같은 다양한 종류의 건설 현장 업무로 구분되고, 하나하나는 모두 다양한 수준의 전문가가 있고, 누군가는 건물 설계도와 방의 구조를 생각하면서 창문을 붙이는데, 또 누군가는 그냥 귀찮으니까 누가 시키는대로 창문에 본드 칠만 하고 자리를 뜨는 거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한국에서 내가 살고 싶은 집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대부분은 내가 살고 싶지 않은 집을 만들어놓고는 돈만 많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집을 짓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는데, 해외 인력들도 더 저렴한 비용을 들여, 좀 더 내가 살고 싶은 집에 가까운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면?

결정은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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